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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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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표현주의 화가 가브리엘레 뮌터의 유화 작품에는 낮게 깔리는 쪽빛 여름 하늘 아래 파릇파릇한 알프스 산비탈에서 나른하게 누워 있는 두 친구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강렬한 검은 윤곽선과 보석 같은 색채는 바이에른 지역의 민속예술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1909)의 주인공들은 1차 세계대전으로 무참히 해체된--하지만 전쟁 이후에도 오랫동안 영향을 끼쳤던-- 불운한 미술가 그룹의 일원들이었다. 일하지 않아도 될 충분한 재산을 가졌던 베를린 시민 뮌터는 1911년 뮌헨에서 그녀의 연인이자 이전에는 스승이었던 바실리 칸딘스키가 공동 창립한 '청기사' 그룹의 핵심 인물이었다. 이 청기사 그룹에서 유럽 표현주의가 태어났다. 칸딘스키와 바이에른 출신의 화가 프란츠 마르크는 종종 청기사파의 선도자로 더 많이 소개되었지만,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리고 있는 《표현주의자들: 칸딘스키, 뮌터, 그리고 청기사》는 결점도 없진 않지만 흥미로운 전시로 뮌터와 다른 여성 화가들을 전면
베이징에 있는 중국과학원(CAS) 연구동 건물의 아트리움에는 '특허의 벽'이 있다. 폭이 약 5미터, 높이가 2층인 이 벽에는 192개의 특허 증서가 깔끔하게 정렬되어 있고 뒤에서 품위 있게 조명을 받고 있다. 지상 층에는 벨벳 로프 뒤에 유리병들이 줄지어 있는데 이 병들에는 특허가 보호하는 혁신의 산물인 씨앗이 담겨 있다. 세계 최대 연구 기관인 중국과학원을 비롯한 중국 전역의 연구소들은 식용 작물의 생물학에 대한 연구 논문을 대량으로 생산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과학자들은 제거하면 밀 알갱이의 길이와 무게를 증가시키는 유전자, 수수와 기장 같은 작물이 염분이 있는 토양에서도 잘 자랄 수 있게 해주는 유전자, 그리고 옥수수의 수확량을 약 10% 증가시킬 수 있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2023년 가을, 구이저우의 농부들은 중국과학원에서 개발한 유전자 변형 거대 벼의 두 번째 수확을 완료했다. 중국공산당은 농업 연구를 국가의 식량안보를 보장하는 데 핵심이라고 보고 이를 과학자들의
2021년 말 영국 해군은 미국의 거대 테크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웹서비스에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전쟁을 수행하는 더 나은 방법이 없을까? 보다 구체적으로, 카리브해에 있는 가상의 특공대 공격팀과 프리깃함의 미사일 시스템을 더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을까?' 이 테크기업들은 거대 방산업체인 BAE시스템즈, 신생 방산업체 안두릴(Anduril) 등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국방 획득 부문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12주 만에 이 컨소시엄은 영국 서머셋에 모여 '스톰클라우드'(Storm Cloud)로 이름 붙여진 것을 시연했다. 지상의 해병대원, 공중의 드론 및 기타 여러 탐지센서들이 첨단 무전기로 구성된 "메시"(mesh)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어 서로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원활하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구성을 통해 해병대는 이미 이전 훈련에서 훨씬 더 큰 규모의 적 병력에 대해 포위작전을 펼칠 수 있었다. 이들이 수집
북한이 26일에 있었던 다탄두미사일(MIRV) 발사 시험이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 합동참모본무는 "비행 초기 단계에 폭발"했다며 '실패'한 시험으로 판단했습니다. 심지어 북한이 내보낸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3월 16일 발사한 화성-17형 액체 ICBM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군의 발표에 신뢰를 둡니다만, 현재로서는 성공이냐 실패냐의 문제보다는 북한이 다탄두미사일, 즉 '탑재된 다수의 탄두가 각자의 목표를 향해 재돌입하는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우선 주목하고자 합니다. 미사일 하나에 한 개의 탄두를 싣는 대신 여러 탄두를 싣고, 거기에 가짜 디코이(decoy: 기만체)까지 싣고는 이들 탄두와 디코이 여럿을 한꺼번에 적을 향해 날리는 경우 적 대공방어 시스템이 다 요격해내기 어렵습니다. 핵탄두의 경우 한두 개라도 요격을 피해 목표물을 타격하게 된다면 상대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재즈를 가르칠 때 나는 대학생이 아닌 지역사회 사람들을 위한 야간 강좌를 개설했다. 대학은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원했고 나는 그 임무의 선봉에 서게 됐다. 누구나 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SAT 시험을 치를 필요도 없었고 고등학교 졸업장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유일한 요구 조건은 300달러를 지불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스탠퍼드 학비보다는 훨씬 저렴했다. 스탠퍼드는 지역사회 교류를 결정하고 나에게 이를 맡겼다. 등록 인원은 40명으로 제한됐다. 알고 보니 수강생 모두가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 우리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두 차례 만났다. 나는 큰 기대를 품지 않았다. 나는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젊은 두뇌들인 (혹은 그렇다고 하는) 스탠퍼드 학생들에게 같은 커리큘럼을 가르쳐 왔다. 나의 야간반 학생들은 그저 300달러를 낼 여력이 있던 일반인들이었다. 나는 '진짜' 학생들과 야간 학생들 간의 차이가 눈에 띌 것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차
콜롬비아 카푸르가나의 외딴 해변은 한밤중에 너무 어두워서 왕중웨이는 코 앞의 손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20여명의 사람들이 파도가 때리는 모래 해안에서 커다란 목재 카누에 몸을 실었다. 이 배를 타고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의 악명 높은 다리엔갭(Darien Gap)에 도착하면 이주민들은 며칠 동안 정글을 헤치고 미국 국경이 있는 북쪽을 향해 걷게 될 것이다. 2023년 5월의 어느 비 오는 날 밤, 32세의 왕중웨이는 14개월 된 아들을 가슴에 묶고 있었고 그 뒤에 아내가 앉았다. 7살 딸은 조부모와 함께 앉았다. 두 시간 동안의 여정 동안 파도는 카누를 몇 미터나 공중으로 밀어 올리기를 반복했다. 왕 중웨이 부부는 카누를 꼭 잡고는 우비로 아기의 얼굴을 닦아주느라 애를 썼다.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카누를 타고 있던 두 시간 내내 아들이 울었습니다. 아이가 너무 지쳐서 더 이상 울지 않게 되었을 땐 숨을 쉬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지 걱정됐습니다"라고 왕중웨이는 닛
나렌드라 모디는 장장 6주에 걸쳐 치러진 인도의 총선이 막바지에 달하자 평소처럼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 선거 운동 중 '천명'을 언급했던 모디 총리는 인도 국민이 그의 인도국민당(BJP)과 그 동맹세력이 세 번째 5년 임기로 집권할 수 있도록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사흘간의 명상 캠프에서 돌아온 모디는 야당과 국민회의(INC)를 지배해 온 가문의 4세대인 저명한 야권 지도자 라훌 간디를 공격했다. "그들은 카스트주의적이고 패거리주의적이며 부패했습니다." 그는 말했다. 6월 8일 저녁 발표된 출구조사는 모디의 자신감을 입증하는 듯 보였다. 출구조사 결과에서 인도국민당과 국민민주동맹(NDA)은 압도적인 승리를 기록할 것으로 나왔다. 심지어 543석의 의회에서 400석 이상의 압도적 다수를 확보하겠다는 모디의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어 보였다. 그러나 개표 결과는 굴욕적이었다. 유권자들은 세계적으로 인도와 동의어가 된 모디에게 몇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이변을 안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으로 동아시아 외교지형이 요동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나라가 침공을 받을 경우 "상호지원"한다는 러북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 조약'의 핵심문구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럴 경우 가장 확실한 부분만 먼저 짚고 애매한 부분은 시간을 두고 그 구체적인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번 푸틴 방북에서 분명한 것들만 먼저 몇 가지 추려보면 우선 북한의 '갈아타기' 즉 '환승외교'가 눈에 띕니다. 얼마 전까지 북한의 가장 가까운 우방은 중국이었습니다만, 이제는 분명히 러시아입니다. 이번 푸틴 방북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출해 북한 주민과 전 세계에 보여주려 노력했던 두 사람과 두 나라의 '밀착'이 눈에 띕니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워딩'에는 약간의 온도 차이가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푸틴은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 둘째,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자동 군사개입'까지는
글쓰기에서 지독하게 싫으면서도 중독적인 요소는 불확실성이다. '이 글을 누가 읽을까?' 또는 '이 글을 써서 월세는 마련할 수 있을까?'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불확실성이란 바로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있는 불확실성이다. 에세이를 쓰는 직업을 생각해보자. 만 개의 가능성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보이지도 개념화되지도 않은 만 개의 가능성 중에서 처음 포착된 걸 놓치면 안 된다는 경험에서 나오는 감각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을까? 어디로 이어지는지도 모른 채 어떤 실을 잡아당기고, 어떤 실을 그대로 두어야 할까? 이러한 과정에서 무슨 아이디어를 골라내 다듬고 주물러서, 이름도 모르는 독자 앞에 내놓아야 할까? 하나의 문장 다음에는 어떤 문장이 오는 것이 가장 나은 것인지, 심지어 어떤 단어가 가장 적합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예리한 관찰자라면 내가 글쓰기의 본질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작가의 오랜 특권이다. 작가는 작가의 고유
관광객으로 가득한 마라케시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는 수평선 너머로 사막과 비슷한 평원이 펼쳐져 있다. 이곳 벵게리르 광산에서는 거대한 굴착기들이 아프리카의 미래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인 인광석phosphate을 찾기 위해 황토색 대지를 파고든다. 모로코 국영 기업 OCP는 매년 벵게리르와 다른 세 곳의 광산에서 4400만 톤의 인광석을 채굴해 비료로 가공한다. 2027년이 되면 인광석 채굴량이 7000만 톤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채굴량 대부분이 아프리카 대륙 밖으로 운송되고 있지만 OCP는 아프리카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다. OCP는 아프리카의 농식품 부문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 비료에 대한 수요를 크게 증대시키리라는 기대 하에 이뤄지고 있는 투자다. 아프리카가 2019년 430억 달러어치의 식량을 수입해야 했다는 점(세계은행 추산)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도박이다. 세계은행은 아프리카의 식량 수입량이 2025년까지 1100억 달러로 증가할
로널드 레이건은 고별 연설에서 미국을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로 묘사하며 "의지와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나도 그 중 한 명이었고, 오늘날 미국이 세계 테크놀로지를 선도할 수 있도록 활력을 불어넣는 학계와 업계의 역동적인 조합은 여전히 경이로움으로 다가온다. 현재 미국 100대 기업 중 10개 기업이 내 모국인 인도에서 태어난 최고경영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자본주의적 능력본위 사회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국이 지금 세계를 어디로 이끌고 있는지 걱정이다. 정부를 제한해 개인에게 자유와 주도권을 보장한다는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가 급락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5년 후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데, 이는 20여 년 전 에델만 신뢰지표가 이 질문을 처음 물은 이래 사상 최저치다. 5명 중 4명은 자신의 세대보다 자녀 세대의 삶이 더 나아질 것에 회의적인데, 이 전망 역시 가장 바닥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았던 푸틴이 이번에 북한을 방문하면 러시아 정상으로서는 2000년 7월 이후 24년만의 방북이 됩니다. 최근 러시아와 북한 관계는 '밀월'(蜜月)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는 작년에 북한으로부터 포탄 150만발을 받는 대신 북한에 군사기술을 제공했다는 보도도 있었고, 6월 7일자 요미우리신문 보도에서처럼 북한 유조선이 국제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면서 러시아 항구에 기항해 석유를 싣는 모습이 보이는 등 양국 협력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연임에 성공한 푸틴이 평양을 방문한다면 이번에는 어떤 선물을 주고받을지 궁금해집니다.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하는 만큼 중국과 북한은 서로 멀어지고 있는데, 외교소식통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불만을 전하고 있고, 최근 들어 북한-중국의 우호를 상징하는 중국 내 시설이 잇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