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장에 딱이네""…유럽 농부들이 한국 농기계에 반한 이유

"우리 농장에 딱이네""…유럽 농부들이 한국 농기계에 반한 이유

이병권 기자
2026.10.0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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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향 한국산 트랙터 수출 규모 추이, 트랙터 외 농기계 수출 증가폭/그래픽=윤선정
네덜란드향 한국산 트랙터 수출 규모 추이, 트랙터 외 농기계 수출 증가폭/그래픽=윤선정

우리나라 농기계가 유럽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서로 다른 농업 환경에 맞춘 다양한 크기의 트랙터부터 잔디깎기계까지 현지 사정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를 앞세워 조경·시설관리 시장까지 파고드는 모습이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기계 수출액은 7억63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특히 국내 농기계 회사들의 유럽 법인이 있는 네덜란드향 수출액은 4570만달러로 65.7% 늘었다. 같은 기간 북미 수출이 약 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트랙터가 4112만 달러로 농기계 수출의 주력 품목이지만 최근에는 작업용 농기계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토양정리·경운기계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했고 수확·탈곡기와 잔디깎기계는 약 29.3% 증가했다.

유럽은 미국 존디어와 CNH인더스트리얼, 일본 구보다 등 글로벌 농기계 업체에 독일 클라스와 이탈리아 SDF 등 현지 업체까지 경쟁하는 시장이다. 후발주자인 국내 업체들은 현지 맞춤형 제품과 판매망을 앞세워 조금씩 입지를 넓힌다.

대동(7,650원 ▲100 +1.32%)의 해외 전용 브랜드 카이오티(KIOTI) 유럽법인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74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 증가했다. 현지 시장점유율은 2.3%에서 2.5%로 올랐다. 트랙터와 제로턴 잔디깎기계(ZTR)·소형 로더·다목적 운반차(UTV) 등 다양한 제품군이 현지 시장에서 판매된다.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트랙터에 7년·5000시간 무상보증을 적용했다. 유럽 농기계 업체들의 무상보증이 통상 3~5년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긴 보증기간은 후발주자인 대동의 경쟁력 중 하나다. /사진=대동 유럽법인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트랙터에 7년·5000시간 무상보증을 적용했다. 유럽 농기계 업체들의 무상보증이 통상 3~5년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긴 보증기간은 후발주자인 대동의 경쟁력 중 하나다. /사진=대동 유럽법인 홈페이지 캡처

독일과 영국에 더해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등으로 진출 지역을 늘렸고 폴란드에서는 신규 총판을 확보했다.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트랙터에 7년·5000시간 무상보증을 적용했다. 유럽 농기계들의 무상보증이 통상 3~5년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긴 보증기간은 후발주자인 대동의 경쟁력 중 하나다.

트랙터도 국가별 농업 환경에 맞춘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포도 등 과수농가가 많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는 좁은 재배 간격에 맞춰 차폭 등을 줄인 소형 '네로우(Narrow)' 트랙터를 판매하고 농지가 넓은 폴란드 등 동유럽에서는 140마력급 HX 시리즈 등 중대형 트랙터를 공급하는 식이다.

202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을 설립한 TYM도 올해 독일과 프랑스에서 제조사 직판 체제로 전환하면서 유럽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업체들이 유럽에 공들이는 까닭은 최근 최대 시장 북미 농기계 시장이 부진해서다. 고금리와 농가 소득 감소 등으로 구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올해 상반기 북미 농기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3% 축소됐다.

유럽에서 국내 농기계 회사들의 다음 승부처는 '고부가가치' 농기계다. 국내 업체들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정밀농업 기술을 접목한 제품과 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동은 AI 기반 무인트랙터 등 농기계와 정밀농업 솔루션 등을 앞세워 해외 프리미엄 수요를 잡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은 세부적으로 국가마다 농지 규모와 재배 작물이 아주 다르기 때문에 디테일한 진입이 요구되는 시장"이라며 "국가별 특성에 맞춘 제품과 유통망을 얼마나 빠르게 갖추느냐가 국내 업체들의 안정적인 유럽 사업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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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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