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콘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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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AI(인공지능) 보청기 스타트업 포텔 리서치를 창업한 매튜 데 융에게 난청은 단순한 청력 장애가 아니었다. 그에게 난청은 사회와 교류를 가로막는 벽이었다. 데 융의 친조부모와 외조부모는 난청 문제로 고통받았다. 최고급 보청기를 착용하고 큰 돈을 들여 치료를 받았으나 특별한 차도는 없었다. 특히 보청기는 식당, 카페처럼 소음이 큰 장소에서 별 효과가 없었다. 조부모 네 분은 점점 말수가 줄더니 대화 참여를 포기했다. 데 융은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이 조부모님과 좀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지 않은 탓에 치매가 찾아온 것 같다고 말하면서 "내가 조부모님을 포기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치매가) 내 탓인 것 같았다"고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난 7월 공개된 에이미 펠드먼 포브스 선임 에디터와 인터뷰에서 그는 "'왜 조부모님들의 보청기가 효과가 없었을까'. '왜 내가 그 분들께 보청기를 착용하라고 애원해야만 했을까'라는 의문이 (보청기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난청은 귀만 고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공장에서 버려진 강철로 만든 시계 값이 최소 500만원이라면 판매가 될까. 폐강철, 포도 껍질 같은 버려진 소재로 한정판 명품시계를 만들어 파는 기업이 있다. 2020년 크라우드펀딩에서 출발한 스위스 스타트업 아이디제네브(IDGeneve) 이야기다. 아이디제네브는 값비싼 보석만이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만드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어떤 가치를 담았느냐에 따라 재활용 소재로 만든 시계도 명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아이디제네브 시계는 스위스 공장들에서 나오는 폐강철을 제련해 만든 케이스에 내부 부품을 넣어 완성한다. 스트랩은 이탈리안 와인 공장에서 나온 포도 껍질과 줄기를 활용해 만든다. 최초 모델 서큘러원부터, 태양광으로 제련한 '솔라 스틸'을 사용한 서큘러S, 풍력발전기 터빈 제조 과정에서 나온 폐탄소섬유를 재활용한 서큘러C, 화석연료와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서큘러에코 등 계속해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큘러S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은 업계 표준의 165분의 1에 불과하다.
배달음식을 시키면 남은 식기를 버리는 '과제'가 남는다. 마라톤 러너들이 달리다 마시는 물과 음료 병도 잘 수거해야 한다. 이 같은 식품 용기뿐 아니라 흔히 비닐(플라스틱)을 쓰는 포장재까지 먹을 수 있는 소재라면 어떨까. 2014년 설립된 영국 스타트업 '낫플라'(Notpla)가 이 일에 도전하고 있다. '플라스틱이 아니다'(Not Plastic)를 사명으로 정했다. 자연 분해되는 포장재를 널리 보급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여보겠다는 정신이 담겼다. 낫플라 포장재의 원료는 해조류다. 해조류의 20% 정도를 구성하는 젤라틴질을 추출해 원료로 쓰기 때문에 먹을 수 있고, 먹지 않고 내버려두면 4~6주에 완전히 분해된다. 해조류는 탄소 흡수량이 나무의 20배에 달하는 데다 하루 1m까지 자랄 정도로 성장이 빠르고 토지를 사용하지 않아 그 자체로 친환경 소재다. 낫플라 공동 창업자 피에르 파슬리에는 화장품기업 로레알에서 제품 포장 전문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그는 퇴사 후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에 진학, 또다른 공동 창업자 가르시아 곤살레스를 만났다.
여름 불청객 '모기' 박멸을 사업으로 하는 기업들이 있다. 중국 스타트업 포톤매트릭스랩과 프랑스 토르뇰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레이저와 드론 등 최신 기술을 앞세워 손대지 않고도 모기를 잡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中 "모기소리 짜증나" 골라죽이는 '레이저포'━중국 스타트업 포톤매트릭스랩 창업자 왕촨의 창업은 단순한 짜증에서 출발했다. 귓가에 맴도는 모기 소리를 없애고 싶었던 그는 레이저를 이용하면 모기를 퇴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대학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보조배터리 등 하드웨어 개발 분야에 종사한 그는 금속, 플라스틱에 레이저로 글씨를 새기는 레이저 마킹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이 레이저를 모기에게 쏜다면 모기만 골라 죽이는 '모기 방공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왕촨이 전문 지식이 있어서 개발을 결심한 것은 아니다. 명문대 학력도, 대기업 경력도 없다는 그는 뭔가 재밌는 걸 만들어보고 싶다는 충동 때문에 창업에 이끌렸다. 자율주행차량의 센서 기술을 이용해 모기를 식별하고 레이저를 발사하는 기기를 구상하고 개발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실리콘밸리는 키미 K3 이야기뿐"━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문샷AI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최신 AI 모델 키미 K3는 개발업계를 넘어 전세계 증시에 충격을 안겼다. 언론에서는 중국 AI 기술이 미국을 거의 다 따라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K3를 두고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의 대화는 결국 키미 K3로 이어진다는 말도 나온다. AI 성능 평가업체 아티피셜애널리시스에 따르면 K3는 종합 성능에서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5', 오픈AI의 'GPT-5. 6'을 제외한 모든 경쟁 모델보다 앞섰다. 토큰 비용은 미국 AI의 3분의 1 수준이다. 토큰은 AI에게 맡긴 작업량에 비례해 투입하는 자원을 말하는데, 키미 K3의 토큰 비용은 100만개당 15달러다. 클로드 페이블5는 50달러다. 문샷AI 창업자 양즈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쏟아졌다. 중국 웨이보에서는 '미 증시를 무너뜨린 1990년대생 칭화대 천재'라는 해시태그가 하루 만에 3200만 회 조회되며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내가 이 회사의 경영자로서 해야 할 일은 대충 끝났다" 일본 라인야후가 가와베 겐타로 당시 회장의 사임을 알린 지난해 12월23일, 그가 남긴 인사는 "대충 끝났다"는 것이었다. 겐타로 전 회장은 일본 인터넷 사업 성공 신화를 만들어낸 인물이다. 1995년, 21세 나이로 창업한 인터넷 벤처 기업 덴노타이를 시작으로 창업에 나섰고, 이를 토대로 1999년 창업한 조인트벤처가 2000년 야후재팬과 합병됐다. 이후 야후재팬에 합류한 그는 2018년 야후재팬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했고, 2023년 라인과 야후재팬 합병 이후 라인야후 회장으로 취임했다. 겐타로 전 회장이 라인야후 회장실을 나와 처음 향한 곳은 캠핑카였다. 지난달 19일을 끝으로 라인야후에서 완전히 물러난 그는 이 캠핑카를 타고 전국일주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지난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인터뷰에서 밝혔다. AI(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가져야 하는 것은 '큰 뜻'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 뜻을 세우기 위해 전국을 돌며 여러 사람과 만나 대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디에서 뭘 하는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기업가치 410억달러(63조원)를 달성한 스타트업이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다. 프로메테우스에 대해 확실히 알려진 것은 공학과 발명을 위한 피지컬 AI(인공지능) 스타트업이라는 점 말고는 거의 없다. 프로메테우스는 지난해 11월 초기 자금 62억달러(9조원)를 들고 출발했다. 설립 시기는 지난해 말로 알려졌으나 정확하지는 않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액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JP모건체이스, 블랙록 등으로부터 120억달러(18조원) 투자를 추가 유치했다. 일반 AI 스타트업과 달리 프로메테우스 투자에 빅테크나 기술 전문 벤처캐피털이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에 투자한 실리콘밸리 기업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투자로 유명한 벤처사 DST글로벌과 미국 최대 바이오·헬스케어 벤처사로 알려진 아크벤처캐피털 두 곳뿐이다. 프로메테우스의 주요 투자 섭외 대상은 제조업 같은 실물 산업에 관심이 많은 사모펀드, 국부펀드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16일 미국 유타주 상공을 비행 중이던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가 솔트레이크시티에 비상착륙 하는 사건이 있었다. 여객기 조종석 유리창에 풍선이 부딪쳐 유리창이 깨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유리창에 부딪힌 풍선은 기상예측 스타트업 윈드본이 띄운 것. 대기를 떠다니며 날씨 데이터를 모으던 풍선이 여객기 항로에 진입해 사고가 난 것이다. 이후 윈드본은 항공 교통 상황에 맞춰 풍선을 조종 중이다. 항공기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으로 상황을 감시하다 여객기가 풍선에 근접하면 고도를 바꿔 기류에 올라타고 이동하는 방식이다. 풍선 조종은 AI가 맡는다. 이 풍선은 기상 예측에 필요한 상층 대기 데이터를 수집한다. 전 세계 15개 지점에서 풍선 400개가 운영 중인데 회사는 풍선을 1만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위험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그만한 가치는 있다. 윈드본의 AI 기상예측 모델 '웨더메시'가 풍선들이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보를 내놓는데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보다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엄마, 아빠는 매일 회사 이름이 적힌 재미없는 공책, 펜, 충전기를 집에 가져와서 쓰레기통에 버려요. 그런데 인형은 버리지 않잖아요. " 올해로 8살이 된 퀸시 풀러는 벌써 어엿한 스타트업 창업자다. 퀸시는 10살짜리 형 잭슨 풀러와 함께 기업 판촉용 봉제인형 제작 회사 '스터퍼(Stuffer)를 공동 창업했다. 지난달 포브스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스터퍼는 미국 소셜 서비스 기업 레딧을 고객으로 뒀으며, 첫해 매출은 10만달러(1억5000만원)를 기록했다. 인형 제작은 AI를 통해 이뤄진다. 고객이 행사 목적과 취지를 설명하면 형제가 색연필로 대략적인 인형 스케치를 그리고, 이를 챗GPT에 업로드해 시제품 제작을 위한 이미지를 뽑아낸다. 지난해 12월 포춘 인터뷰에서 포춘을 위한 봉제 인형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에 형제는 커다란 눈이 박힌 돈 주머니 모양 인형 디자인을 제안했다. 어린이들의 즉흥적이면서도 참신한 구상과 AI 작업 덕분에 빠르게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게 스터퍼의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형제는 판촉물을 '뽑기'로 모을 수 있는 수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습도 20% 미만의 건조한 환경에서도 공기에서 물을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오마르 야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 교수가 2020년 창업한 스타트업 '아토코'는 금속-유기골격체(MOF)를 이용한 '대기 수분 수확 기술'(AWH)을 앞세운 기업이다. 나노 단위로 설계되는 MOF는 아주 많은 구멍을 가진 소재로, 기체나 액체를 잘 저장한다. 불과 1g 분량으로 축구장 크기의 표면적을 만들어낼 수 있다. MOF로 공기를 흘려보내면 MOF가 공기 중 물 분자를 붙잡아 물을 모아낸다. 이렇게 뽑아낸 물은 간단한 여과만 거치면 바로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아토코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화물 컨테이너 크기의 기기를 통해 하루 1000리터 넘는 물을 생산할 수 있다. 가정용으로 집안 에어컨 정도 크기의 기기를 상용화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야기 교수는 지난 1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MOF는 물을 포집할 뿐만 아니라 필터 역할도 하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다"며 "누구나 개인용 '물 수확 장치'를 갖고 어디서든 깨끗한 물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수자원 독립을 꿈꾼다"고 했다.
낙농가 노동 강도는 살인적이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소를 몰고 건강을 돌보고 울타리를 새로 쳐야 한다. 소들이 풀 뜯는 장소를 적절히 조절해주지 않으면 목초지가 황폐해질 수 있어서다. 또 야생동물이 소들을 노리지 않는지, 다치거나 아파서 무리에서 뒤처진 소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짝짓기 시기가 된 소들을 골라내 짝짓기를 하게 해주는 일도 해야 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해야 하는 낙농업가의 일상이다. 태풍 같은 자연재해라도 닥치면 일거리는 세 배, 네 배로 늘어난다. 뉴질랜드 낙농가에서 태어난 크레이그 피고트는 부모와 함께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목장 일을 도왔다. 지난해 12월 포브스 인터뷰에서 그는 가족이 주 100시간 이상 일했는데도 늘 일손이 모자랐다고 말했다. 울타리를 치고 치우는 데 들어가는 자잿값도 상당한 부담이었다. 지금 피고트는 스마트 낙농업 스타트업 할터(Halter)의 CEO(최고경영자)다. 2016년 설립된 할터는 지난달 시리즈E 펀딩에서 2억2000만달러(3200억원) 투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교내 총기 사건 전문가인 데이비드 리드먼 박사 연구에 따르면 미국 교내 총격 사건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급증했다. 연 110~120건이었던 발생 건수가 △2021년 257건 △2022년 308건 △2023년 352건까지 늘어났다. 2024년엔 336건, 지난해 235건으로 하향세에 있으나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는 현재까지 51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일에도 미국 오클라호마 주 폴스밸리 고등학교에서 졸업생이 총기를 들고 난입한 사건이 있었다. 교장이 졸업생을 막다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교장의 기지 덕분에 희생자는 없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설문에 따르면 '최근 30일 동안 총, 칼, 몽둥이 같은 무기를 소지하고 학교에 등교한 적이 있다'는 항목에 공립·사립학교 학생 2만103명 중 848명이 하루 이상 무기를 들고 등교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2024년 퓨리서치센터 연구 결과 공립학교 교사 59%가 근무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걱정한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은 더 이상 남 이야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