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각 분야 전문가들이 AI, K뷰티, 개인정보보호, 경영전략 등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독자에게 균형 잡힌 시각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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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보다 신조어에 민감한 곳은 없다. 그것도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 용어라면 더욱 더 그렇다. 마치 유행처럼 누구나 그 말을 사용한다. 그 과정에서 그 말은 원래의 뜻을 잃고 왜곡되고 진부화된다. ‘재테크’나 ‘도덕적 해이’, ‘블루오션’ 등이 그런 용어들이다. 누구나 다 사용하지만 누구나 다 같은 의미로 쓰지는 않는다. 요즘 금융계에서 한창 각광받고 있는 ‘뉴노멀’(new normal)이란 말도 비슷한 운명이 될 것 같다. 원래 이 말은 2005년 세계적 투자 전문가인 로저 맥나미가 처음 사용했다. 2008년에는 세계 최대의 채권 투자기관인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부회장이 이 용어를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의 세계 금융시장에 적용시켰다. 자신의 저서 (When market collides)에서였다.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 이 용어를 주제로 한 세션이 별도로 열리면서 이 말은 세계적인 유행어가 됐다. 금융과 경제 환경의 새로운 기준이나 표준을 의미하는 말이 된 것이다. 물론 이
전기설비업체에서 설비기사로 일하고 있는 35세의 김병철 씨. 모아 놓은 재산이 많지 않아 조그마한 전세아파트에서 아내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아이와 살고 있다. 첫아이를 낳고서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살림만 하고 있는 그의 아내는 이런 남편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 직업상 출장이 잦은 남편이 혹시라도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혼자서 어린 두아이를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남편이 매달 꼬박꼬박 가져다주는 월급만으로도 항상 빠듯한데 남편의 수입이 갑자기 끊기기라도 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걱정 때문에 남편에게 제발 보험에 가입하라고 몇번 성화를 부렸지만 남편이 그때마다 '보험에 가입하면 재수가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더 우기면 남편이 죽어서 나오는 보험금을 바라는 못된 아내로 비춰질까봐 이제는 남편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다. 재무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를 가끔 보게 된다. 보험 가입이 포화 상태라고 하지만 정작 보험
세상의 모든 시장이 그렇듯 부동산시장도 복잡다단하다.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얽히고 설켜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여러 변수들도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무쌍하게 움직인다. 부동산시장의 작동 원리는 단순한 1차 방정식이 아니라 고차원 방정식이다. 그래서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전망하기란 녹록한 일이 아닌 것 같다. 부동산시장의 균형적인 변수 읽기의 미덕이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분석(analysis)과 주장(opinion)은 엄연히 다르다. 아침 신문을 받아보면 사설(주장)과 일반 기사(분석)는 구분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석 행위는 객관적인 표현이고, 주장은 주관적인 표현이다. 그런데 주장과 분석을 구분하지 않고 쓰는 글들이 너무 많다. 나의 주관적인 주장을 객관적인 분석으로 포장한 글들은 얼마나 많은가. 이러한 경향은 일종의 ‘확인 편향’(Confirmation bias)에서 비롯된다. 주어진 정보를 자신이 이미 결정한 의견에
우리가 흔히 하는 우스개 표현 중에 ‘9988234’라는 것이 있다. 아흔 아홉살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골골하며 아프고, 4일만에 죽는다는 뜻이다. 또는 2일을 아프다가 3일째 되는날 죽는다(死)는 풀이도 있다. 최근에는 ‘9988복상사’라는 말도 쓴다. 이틀 아픈것도 싫어서 그냥 콱 죽는다는 뜻이다. 인스턴트시대의 맺고 끊음이 확실한 요즘 세대들의 모습을 반영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어느 것이든 99세까지 노년을 즐기다가 질병이나 병환으로 오랫동안 자리에 누워서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고 깔끔하게 죽고 싶다는 바램이 깔려 있다. 그런데 요즘에는 99세에 죽는다는 것도 기분 나빠할 정도로 장수가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됐다. 필자가 최근에 자산관리 상담을 했던 어느 주부의 경우도 현재 54세이고 남편이 58세로 정년퇴직을 한 상태인데 향후 노후 기간을 50년으로 잡는 것을 보면서 노후에 대한 인식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는 회사에 취직해서 정년퇴직하기까지 사회생활을 한 기간보다
강연이나 원고 요청 가운데 한사코 거절하는 부류가 있다. 재테크에 대해 말하거나 써달라는 것이다. 거부의 명분은 간단하다. 무선인터넷 시대의 다이얼식 전화만큼이나 재테크는 시대에 뒤쳐진 용어이자 정신이기 때문이다. 재테크(財-Tech)가 어떤 말이던가? 재산과 1980년대 자산 거품이 극에 달하던 시기 일본에서 만들어져 유행한 용어다. 물론 요즘도 자산 가격은 뛰어오른다. 그러나 떨어지기도 한다. 떨어질 때가 더 많다. 그럴 때 자산 가격 급등에 기댄 축재(蓄財)기법은 낭패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게다가 재테크는 그 정신마저 불온하다. 자산 가격 급등에 편승해 불로소득을 거두겠다는 심산이다. 그런 빤한 속셈을 무슨 첨단기법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 재테크라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 경제가 불확실한 저성장시대로 접어든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불로소득은 자산가 계층의 최대 소득원이었다. 부동산 가격 상승분이나 금융상품의 고리(高利)가 여기에 해당됐다. 문제는 보통 사람들이 너무 뒤늦게, 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차장인 44세의 조건호씨는 450만원의 월급과 연간 인센티브로 대략 500만원에서 1000만원을 받고 있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있고 초등학교 4학년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둘은 부모의 바람대로 공부도 잘한다. 당장을 보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순 없을 것 같다. 집에 대한 욕심도 별로 없다. 용인의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고 앞으로도 집을 살 계획은 없다. 혹 사더라도 노후에 부부가 살 조그마한 아파트 정도면 충분하다. 매 달 자녀교육비로 150만 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는데 현재의 월급으로는 그렇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다만 월 생활비까지 지출하고 나면 잘 해야 50만 원 정도밖에 저축을 못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릴 뿐이다. 조건호씨의 사례는 오늘을 사는 대한민국 중산층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당장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앞날은 불안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현재의 회사에 계속 다닐 수 있다는 ‘고용보장확인서’가 없다. 현재의 사
한동안 고층 아파트들의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결성 붐이 일었다. 낙후된 아파트에 살다보니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고 지하 주차장도 없어 주거환경 개선 방안으로 리모델링에 대한 욕구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런 욕구보다는 재테크 욕망이 컸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강남 은마, 개포주공 재건축 아파트처럼 우리 집값도 올랐으면 좋겠는데 마땅한 재료가 없으니 차선으로 리모델링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리모델링은 집도 늘리고 가격도 올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좋은 방안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강북 강변도로 주변 아파트의 외벽에 ‘축!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결성’이라는 플래카드가 한동안 나붙었던 것은 집값 상승 대열에 합류하려는 간절함 때문이다. 현재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아파트는 건축한 지 15년 이상으로, 가구수 증가 없이 전용면적 최대 30%까지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정작 리모델링을 마친 단지는 몇 곳 되지 않는다. 성공적인 리모
얼마전 발표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봄이 없어졌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쌀쌀했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삼성전자가 주력인 반도체·액정화면(LCD) 사업의 호조로 올 1분기에 4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의 인기로 주춤했던 휴대전화도 사상 최고치인 22%대의 세계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 등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연결기준으로 34조6400억원의 매출에 4조4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 28%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 실적이던 지난해 3분기(4조2300억원) 기록을 경신했다. 반도체부문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8조20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1조96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44.4%를 책임지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다만 하이닉스가 28%의 이익률을 보인 반면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은 24%로 약간 밀렸다. LCD사업도 6조8500억원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주택대부조합(Savings & Loan) 스캔들이 터졌다. 대부조합은 서민의 돈을 받아, 서민의 내집 마련에 돈을 보태는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이었다. 이 소형 금융기관이 대거 부실화 돼 정부가 공적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 배경을 조사하던 정부와 의회는 주택대부조합이 저지른 광범위한 부정행위에 경악하고 말았다. 상당수 주택대부조합들은 자신들의 부실화가 분명히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고객들에게 고리(高利) 이자를 약속했지만 정작 마땅한 투자처는 찾지도 못했다. 지역 유지인 조합장들은 고객의 돈을 흥청망청 써버리고 말았다. 예를 들어 한 조합장은 순전히 개인적인 목적으로 전용 제트기를 두대나 사들였다. 정치권에 자신들의 배후세력을 심어둔 것도 특징적이었다. 상원 내의 ‘키팅 5인방’이 대표적이었다. 이들은 찰스 키팅 링컨 주택대부조합 회장의 집중적 로비 대상이었다. 이들 가운데는 훗날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활약하게
군에서 제대한 후 구직활동을 하면서 임시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33세의 강진호 씨는 최근에 7년 동안 사귀던 애인과 헤어졌다. 애인의 집에서는 강진호 씨에게 결혼을 계속 독촉했지만 모아둔 돈도 없고 그렇다고 집에서 결혼자금을 지원해줄 형편도 아니었다. 자신만 기다리면서 나이만 먹고 있는 애인을 더 붙잡고 있을 수가 없어 강씨는 이를 악물고 결별을 통고할 수밖에 없었다. 재무상담을 하다보면 30대 중반에도 결혼을 안 하고(?) 있는 미혼남녀들이 부지기수다. 특히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미혼 남성들이 부모님의 도움 없이 결혼을 한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드물다. 요즘 대학가의 트렌드가 취업을 위해 좋은 스펙을 쌓던지 아니면 학비를 벌기 위해서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면서 대학을 평균 6~7년 정도 다닌다. 게다가 대한민국 남성의 의무인 군복무까지 감안할 때 사회에 나오면 20대 후반 정도가 된다. 대학을 무사히 졸업해도 취업이 만만치 않고 취업을 한다고 해도 결혼을 단기간에 준
도대체 비싼 강남 아파트는 누가 살까? 서울의 보통 사람들이 묻는 궁즘증이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아서 자녀들 학원비, 식료품비 등 생활비 대기도 벅찬 샐러리맨들이 절대 다수인데 10억원이 넘는 강남 아파트를 누가 사느냐는 물음이다. 일부에선 강남이 갖고 있는 편의시설(amenity), 우수한 학군, 삼성타운을 비롯한 테헤란로 오피스타운의 풍부한 배후 주거수요 등 다양한 요인을 꼽는다. 과연 이것이 전부일까. 만약 주거가치가 우수한 지역이라면 매매가격 못지않게 전세가격도 함께 올라야 한다. 그런데 강남지역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30% 대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매매가격 급등에도 전세가격이 뒤따라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강남은 다른 지역에 비해 미래의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가 큰 시장구조로 볼 수 있다. 사실 강남 아파트는 전국 사람이 투자를 하는 ‘전국구 아파트’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과 자이의 외지인(서울 지역 밖) 비율은 26~28%에 이른다.
최근에 인기 있는 모 방송국의 주말드라마에서 씁쓸한 장면을 보았다.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은퇴를 하고 마땅한 직업이 없이 낮에도 집에서 지내는데 ‘하루가 이렇게 길었나?’라고 자조 섞인 푸념을 한다. 마침 부인이 다음날 모임이 있어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가는데 따라 갔다가 '파마값이 이렇게 비싸냐'는 반응을 보이자 못마땅해 하는 부인의 모습이 클로즈업 된다. 마트에 함께 가서는 여러가지 야채의 가격을 보고 놀라고, 높은 물가에 또 한번 기겁한다. 이 때문에 집에 와서는 "그동안 나름대로 알뜰하게 살아왔으니 너무 그렇게 촌스런 티를 내지 말라"고 부인에게 핀잔을 듣는다. 전체적인 드라마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몇 장면이지만 자산관리 컨설팅 업계에 근무하고 있는 필자에게는 다시 한번 큰 의미로 다가왔다. 세상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 가운데 1위가 바로 ‘은퇴하고 집에 들어 앉아 있는 남편 존경하기’라고 한다. 그만큼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고민이 절실한 때다. 거의 30여년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