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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패가망신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성실하게 일하면서 예·적금으로 자산을 불리는 게 가장 좋은 재테크라 여겼다. 그렇게 10년을 모아 만든 돈이 약 1억원이었다. 스스로 '금융문맹에 가까웠다'고 말한 40대 직장인 투자자 '생각남'은 2020년 9월 1억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6년이 지난 현재 금융자산은 5억원대로 늘었다. 부동산은 없지만 부채도 없다. 투자를 시작한 계기는 코로나19였다. 2020년 3월 만기가 된 예·적금을 다시 맡기러 은행을 찾았는데 금리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렇게 돈을 모아 과연 노후가 준비될까'라는 위기감이 들었다. 투자 당시 세운 원칙은 단순했다. '각 산업의 1등 기업만 산다'였다. 종잣돈 가운데 약 7000만원을 삼성전자 우선주에 넣고 나머지 돈으로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를 샀다. 투자 방식은 곧 달라졌다. ETF를 알게 되면서 미국 개별주는 정리하고 빅테크 ETF로 자산을 옮겼다. 한두 기업을 계속 골라내는 것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묶어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이 자신의 성향에 더 맞다고 판단했다.
"결혼생활 전반부 13년은 탕진 라이프였고 후반부 10년은 파이어를 위한 처절한 준비 과정이었다. " 교직, 연구기관 등에 몸 담았던 24년차 직장인 투자자 팝팝은 자신의 지난 시간을 이렇게 정리했다. 아내와 함께 무급휴직하고 세계여행을 다니고 있는 그는 내년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파이어족으로 살 계획이다. 출발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일찍 결혼한 부부는 300만원짜리 사글세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둘 다 직장을 얻고 소득도 빠르게 늘며 형편이 나아졌다. 팝팝의 연소득이 1억원을 넘어서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자산관리는 뒷전이었다. 그는 "5년 동안 가스레인지 불 한 번 켜지 않고 매일 외식을 했다"며 "매 주말마다 국내여행을 다녔고 매년 유럽여행을 갔다. 그냥 돈을 흥청망청 쓰고 살았다"라고 당시 생활을 돌아봤다. 전환점은 결혼 13년째 찾아왔다. 오랫동안 준비했던 국립대 교수 임용에 실패하고 건강까지 나빠졌다. 처음으로 자산을 확인했다. 남은 돈은 5000만원이 전부였다. 그때부터 팝팝은 직접 돈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연애할 때도 돈을 많이 안 썼고 같이 살 때도 많이 안 썼다. 애가 생겨도 많이 안 썼다. 그냥 그 삶이 계속 연장된 거라 남들이 보면 지루한 삶이다. " 30대 중반 투자자 '인컴부부'가 자산을 불린 비결은 화려한 투자기법도 시장흐름을 잘 탄 포트폴리오도 아니었다. 그저 절약과 저축이었다. 맞벌이로 적지 않은 소득을 올렸지만 소득이 늘어도, 두 아이가 태어나도 씀씀이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그렇게 꾸준히 모은 돈에 투자 수익이 더해지면서 부부의 자산은 16억원까지 불어났다. 아내는 최근에 직장을 그만뒀고 남편도 육아휴직을 거쳐 단계적으로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절약은 결혼 전부터 몸에 밴 습관이었다. 20대 중반 취업한 두 사람은 월급의 70% 안팎을 꼬박꼬박 모았다. 둘 다 기숙사에 살며 삼시 세끼를 회사 식당에서 해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별다른 투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4년여 만에 예·적금만으로 각각 1억원에 가까운 돈을 모았다. 아이가 없던 신혼 2년 동안에는 다시 1억원가량을 모았다. 당시 월 지출은 약 200만원.
주가가 오를 때는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급락하면 '더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하나'. 어느 때보다 투자자의 판단이 어려운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쓰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과 국제유가, 금리 향방은 여전히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다. 국내 증시 역시 최근 급락과 급반등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둔 4050세대의 고민은 더 깊다. 자산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은퇴 이후 매달 생활비를 충당할 현금흐름까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장주와 배당주를 어떻게 나눠 담아야 할지, 은퇴자산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오래 모은 자산을 자녀에게 안전하게 넘길 방법은 무엇인지도 고민거리다. 이처럼 방향을 잡기 어려운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투자와 노후 준비를 함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적 자유를 이뤄 안정적인 은퇴에 성공한 파이어족들이 자신의 실제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머니투데이는 오는 9월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6 더라이프스타일 X 싱글파이어 머니쇼'를 개최한다.
"연금을 관리나 공실 스트레스가 없는 우량 상가라고 생각해보세요. 나에게 월세를 따박따박 줄 상가의 벽돌을 매달 한 장씩 사는 겁니다. " '연금 사용설명서'를 쓴 작가 라떼비버(임은정)는 노후준비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과거에는 은퇴 후 현금흐름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상가나 오피스텔을 매입해 월세를 받는 방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부동산은 공실이 생기면 월세가 끊기는 데다 임차인 응대, 수리, 민원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반면 연금은 소득이 있을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 운용하고 인출 전략을 잘 세우면 은퇴 후 손쉽게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게 라떼비버의 설명이다. 그는 "우량 상가를 장기 할부로 산다는 마음으로 지금부터 벽돌을 한 장씩 올리면 노후 준비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금융권에서 10년간 근무하며 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담당했고 부동산학 석사학위와 공인중개사 자격도 취득했다. 금융과 부동산 현장을 모두 경험한 그가 연금에 주목한 이유는 '자산 규모'와 '현금흐름'은 별개의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수도권의 비싼 집값을 감당하기 위해 대출 빚에 허덕이는 대신 1억원대 지방 아파트에 거주한다. 왕복 2시간이 넘는 출퇴근 대신 20분 만에 집과 직장을 오가며 남는 시간은 가족과 나를 위해 쓴다. 지방 중소도시인 경북 영주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박운서씨가 10년 만에 순자산 10억원을 만들 수 있던 배경에는 지방생활이 있었다. 2014년 공직에 입문한 박씨는 이듬해 결혼하며 지방 신축아파트를 1억원대에 매입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파트 가격은 2억원대 수준이다. 둘 다 공무원이었던 부부는 소박한 용돈으로 버티며 절약해 3년 만에 1억원을 모았다. 수도권과 비교해 주거비가 현저히 적게 들다보니 대출금도 금방 갚을 수 있었고 그만큼 빨리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었다. 투자는 2020년 코로나 폭락장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시 채권과 금이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지켜주는 것을 경험하면서 전 재산을 투자해도 괜찮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2022년 금리 인상에 따른 폭락장에서는 5000만원의 공무원연금대출까지 일으켜 저가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공무원이니까 정년까지 버티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8~9년 일하고 나니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더 갑갑하게 느껴졌다. " 부산에서 만난 30대 공무원 부부이자 배당투자자인 '수비부부'는 최근 차례로 사직서를 냈다. 부부 모두 9년차 공무원이었다. 공무원은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히지만 이들에게 '안정'이란 매달 월급이 들어오는 삶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불투명해지는 연금 전망과 반복되는 악성 민원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게 오히려 불안정하게 느껴졌다. "평일 낮에 사람이 많지 않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조용한 삶을 사는 게 목표이다. " 부부가 그리는 파이어 이후의 모습은 소박했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부부는 나란히 공직을 떠나기로 했다.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금융자산 약 2억원, 부동산 매각 실수령액 약 4억5000만원, 퇴직금 약 5000만원을 합쳐 순자산은 7억원 안팎이 된다. 부부는 이 자산에서 나오는 배당금 약 300만원과 블로그 등 콘텐츠 수입으로 월 350만원대 현금흐름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 들어가면 당할 수 있습니다. 너무 가격이 비싸요. " 71년 동안 일본 주식시장을 경험한 90세 현역 투자자 후지모토 시게루 씨가 반도체주 투자를 두고 이같이 경고했다. 현재 주가에 상당한 거품이 반영돼 있어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머니투데이가 만드는 경제·재테크·라이프스타일 유튜브 채널 '싱글파이어' 제작진은 지난 8일 일본 고베시 근교에 있는 후지모토 씨의 자택을 직접 찾아 인터뷰했다. 최근 반도체주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을 어떻게 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대뜸 거래장부를 꺼내 들었다. 일본의 대표적인 반도체주인 키옥시아홀딩스의 거래내역이 적힌 공책이었다. 그는 장부를 짚으며 "2025년 4월23일 1829엔에 매도한 것이 마지막 거래"라고 했다. 지나치게 비싸졌다는 이유에서다. 키옥시아 주가는 그가 매도한 뒤에도 AI 메모리 수요에 대한 기대를 타고 가파르게 상승했고 한때 도요타자동차를 제치고 일본 시가총액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반도체 조정장 여파로 급락하며 5위로 밀려났다.
주가가 폭락하면 투자자들은 두려움에 빠진다.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주식을 팔고 시장이 반등하면 뒤늦게 다시 사는 일을 반복한다. 50대 배당투자자이자 작가인 '평온'도 한때는 그랬다. 2020년 3월20일. 코로나19 충격으로 증시가 바닥까지 떨어진 날, 그는 보유하고 있던 주식 전부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매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이 급반등했고 결국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다시 사야 했다. 2년 뒤 나스닥지수가 33%가량 떨어졌을 때 그의 행동은 완전히 달라졌다. 주식을 팔기는커녕 계속 매수했다. 그 사이 배당주 투자로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기 때문에 하락장을 버티는 것이 가능했다. 그는 "매달 배당이 늘어나는 재미 때문인지 하락이 있었는지 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하락장을 보냈다"라며 "확실하게 배당금이 하락을 버티는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부동산과 주식을 합쳐 40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배당금은 월 500만원, 연간 약 6000만원이다. 부동산 월세 등을 더하면 연봉 1억원 직장인 수준을 넘는 현금흐름을 갖췄다.
30대 투자자 요셉은 우연히 알게 된 스페이스X에 프리IPO로 투자해 5~6배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100억원이 훌쩍 넘는 그의 자산 규모는 운 좋게 잡은 한 번의 투자기회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학자금 대출과 사업 대출로 빚 15억원을 안고 투자를 시작한 그는 빅테크 성장주 장기투자, 임대부동산, 금·비트코인·비상장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순자산 150억원을 일궜다. 미국에서 10년 동안 사업가이자 투자자로 살아온 그는 2020년 초반 케냐 고아원에 컴퓨터실을 만든 후 인터넷을 어떻게 설치할지 고민하다 스페이스X를 처음 알게 됐다. 회사를 들여다보니 단순 위성인터넷 기업이 아니었다. 강력한 경제적 해자가 있고 좋은 인재들을 끌어들인다는 판단에 투자를 결심했다. 그는 미국의 적격투자자 제도를 통해 비상장주식에 투자할 수 있었고 스페이스X 직원이 보유한 주식을 중개회사를 통해 블록딜로 사들였다. 당시 투자금은 10만~15만달러어치 수준이었고 상장 이후 5~6배 가량 평가액이 뛰었다. 하지만 요셉의 자산형성 과정을 스페이스X 투자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노후에 아이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 40대 싱글맘 투자자 '배당으로 부자되기'는 생존을 위해 투자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부채 없이 금융자산 6억5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배당금만 2000만원이 넘는다. 여기에 프리랜서 일을 하며 매달 벌어들이는 120만원이 더해지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남편의 사업실패로 자신의 퇴직금과 부모가 마련해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아파트 한 채 값에 달하는 자산을 잃었다. 결국 이혼을 선택했고 홀로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어렵게 중소기업에 들어간 뒤 주말에도 쉬지 않고 부업을 하며 버텼지만 그것만으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투자 없이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 수 없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투자경험이 전무했다. 주변 권유로 투자한 주식은 한 달 만에 상장폐지 됐다. 부업으로 악착같이 매달 100만원씩 7개월간 모은 돈이 한꺼번에 날아갔다. 시드머니 5000만원으로 다시 투자를 시작한 그는 소비 습관부터 뜯어고쳤다.
"워런 버핏 등 부자가 된 전문가들의 투자 방법은 모두 똑같습니다. 바로 나만의 투자 노트 만들기입니다. 투자하기 전 최소 세 가지 이상, 숫자로 검증할 수 있는 투자 근거를 적는 습관을 들이면 됩니다. " 김현준 더퍼블릭자산운용 대표는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싱글파이어 머니쇼'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을 만드는 주식 투자법'을 주제로 강연하며 "투자 근거로 '그냥 좋아서', '잘 될 것 같아서', '친구가 추천해줘서'가 아닌 숫자를 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퍼블릭자산운용은 16년간 누적 수익률 1100%, 자산 1200억원을 운용하는 운용사로 김현준 대표는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하며 '유 퀴즈 펀드매니저'로 잘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3개월에 한 번씩 기업의 실적 보고서를 확인하며 투자 근거와 기업의 방향이 같다면 보유, 다르다면 매도하는 식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주가와 상관없이 기업의 본질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만큼 '묻지마 투자'를 안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