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공소청·중수청 기관장 공백
새 체계 출발부터 차질 혼란 불가피
임명 서둘러야 개편 목표도 앞당겨

6일 국무회의. 대통령과 국무총리, 각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경찰청은 모두 직무대행이 참석했다. 지난 2일 출범한 중수청은 결국 수장이 없었다. 78년만에 검찰청 간판을 뗀 공소청도 마찬가지다. 중수청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사실상 수사를 책임질 경찰청도 청장 공석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형사사법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지만 새로운 체계를 책임질 수장은 없다.
경찰청장은 조지호 전 청장이 12·3 비상계엄 직후 직무가 정지된 이후로 공석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조 전 청장의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새 청장을 임명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9개월 넘도록 공석은 채워지지 않았다. 지난달 '젊은' 치안정감이 승진했다. 청장 후보군이다. 청장 임명 가능성을 높였다. 승진하자마자 또 승진시켜주기엔 부담이 크다.
검찰총장 자리는 심우정 전 총장이 지난해 7월 퇴임한 이후 1년 넘게 공석이다. 노만석 전 대검찰청 차장과 구자현 전 차장이 직무대행으로 역할을 대신했다. 지난달 22일 이정현 차장을 임명하기 전까지는 대행의 대행체계였다. 대한변호사협회가 회원들을 대상으로 초대 공소청장(검찰총장) 후보 적임자를 추천받는다. 검찰총장 인선이 임박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검찰총장을 제청할 법무부 장관이 공석이다.
중수청장은 지난달초만해도 출범 이전에 임명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중수청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달 4일 후보군을 4명으로 추렸다. 3일뒤엔 행정안전부 장관이 직접 브리핑을 열고 김지용 변호사를 임명 제청했다. 프랑스 국빈 방문 중인 대통령도 곧바로 김 변호사를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순조롭던 인선 절차는 이후 더디다. 김 후보자가 검찰 출신으로 과거 수사·기소 분리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 새로운 체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 때문이다. '친윤' 검사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인사청문요청안은 출범 당일 국회에 접수됐다. 청장을 대신할 차장도 출범 전날 임명됐다. 대행의 대행은 간신히 막았다.
수장을 공석으로 두는 건 예외에 그쳐야 한다. 공석 기간도 짧아야 한다. 이는 헌법에서도 잘 드러난다. 헌법 68조는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의 공석을 2개월로 제한한 것이다.
중수청장, 공소청장, 경찰청장이 대통령보다 중요한 자리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기관장이 없으면 기관 역할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행이 잘 할 수 있지만 속도와 책임감이 다르다. 수장이 없으니 검사와 수사관, 경찰이 제 역할을 다하길 기대하기 어렵다. 법에선 검사와 수사관, 경찰이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공정·중립을 지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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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조직을 이끌고 새 체계가 안착하도록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공소청장, 중수청장, 경찰청장의 역할이다. 기관이 역할을 잘하지 못하면 기관장이 책임진다. 하지만 기관장이 공석이면 누가 책임져야 하나. 공석으로 둔 임명권자와 인사 시스템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국정 운영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의 몫이다. 모든 일을 오롯이 혼자 할 순 없다. 총리와 부처 장관, 외청장 등을 두는 이유다. 수장 임명을 서둘러야 피해자가 고통 받지 않고 억울한 피의자가 없는 새 형사사법체계 최종 목표도 하루라도 빨리 이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