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후회 없다"…'범죄도시2' 실제 범인, 검거 사흘 만에 숨졌다[뉴스속오늘]

"5년간 후회 없다"…'범죄도시2' 실제 범인, 검거 사흘 만에 숨졌다[뉴스속오늘]

류원혜 기자
2026.10.0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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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07년 경기 안양시 한 환전소 직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이후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납치와 살인을 저지른 김종석./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2007년 경기 안양시 한 환전소 직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이후 필리핀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납치와 살인을 저지른 김종석./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2012년 10월 8일. 한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도주했던 김종석(당시 43세)이 필리핀 한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거 사흘 만이었다.

김종석은 필리핀에서도 공범 최세용, 김성곤과 함께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납치와 살인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이후 영화 '범죄도시2'의 모티브가 됐다.

환전소 직원 살해하고 도주…"너 납치된 거야" 필리핀서 한국인 노렸다

오른쪽 사진은 최세용이 2013년 10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던 모습./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뉴시스
오른쪽 사진은 최세용이 2013년 10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던 모습./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뉴시스

세 사람의 인연은 2001년 청송교도소에서 시작됐다. 김종석과 김성곤은 최세용을 '보스'라고 부르며 따랐다. 출소한 뒤 함께 절도와 강도를 일삼던 이들은 점점 범죄 규모를 키워갔다.

급기야 살인까지 저질렀다. 세 사람은 2007년 7월 경기 안양시 한 환전소에서 25세 여직원을 살해한 뒤 현금 1억8500만원을 빼앗아 해외로 도주했다. 이후 필리핀에서 다시 만난 이들은 조직을 꾸려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범행을 이어갔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여행 편의 등을 제공하겠다며 유인한 뒤 차량에 태워 납치하고 폭행해 금품을 갈취했다.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해 몸값을 요구하기도 했다. 돈을 더 받아낼 수 없다고 판단하면 피해자를 살해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필리핀에서 이들이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납치·강도 사건만 19건이었으며 피해 금액은 약 6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살해되거나 실종된 피해자는 5명이다. 이들의 은신처였던 필리핀 마닐라 외곽의 한 주택 지하에서는 피해자 2명의 유골이 발견됐다.

일당은 피해자를 풀어준 뒤에도 신고하지 못하도록 약점을 잡거나 협박하는 등 치밀하게 입을 막았다. 납치한 관광객을 범행에 가담시키고, 현지 여성과 성관계하는 영상을 촬영하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해 자신들을 신고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김종석은 피해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뼈라도 찾아가라"는 잔혹한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최세용은 한 피해자를 풀어준 뒤 "나중에 살다가 한 명 꼭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연락하라"는 취지로 약속하기도 했다.

김종석, 검거 사흘 만에 극단적 선택…공범들은 '무기징역'

경찰은 필리핀 수사 당국과 공조해 일당을 추적했고, 2012년 10월 5일 김종석을 검거했다. 그러나 김종석은 유치장에 구금된 지 사흘 만에 현지 경찰의 감시가 허술한 틈을 이용해 가방끈으로 천장에 목을 매 숨졌다. 그의 손목에서는 흉기에 의한 주저흔이 발견됐다.

김종석이 미리 작성한 유서에는 범행에 대한 반성이나 피해자에 대한 사과보다 가족과 공범을 걱정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그는 "5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으나 후회는 없다"고 적었다. 최세용에 대해서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줬던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필리핀인 아내에게는 "고맙고 사랑한다"고 했다. 김종석의 아내는 남편이 한국인 관광객들을 납치해 강도·살인을 벌이는 과정에서 총기와 휴대전화(대포폰) 등을 제공하는 등 범행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세용./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최세용./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최세용과 김성곤도 잇따라 붙잡혀 국내로 압송됐다. 최세용은 필리핀에서 태국으로 도주하려다 붙잡혀 현지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2013년 10월 국내로 임시 송환됐다.

김성곤은 마닐라 환전소에서 권총을 들고 강도 행각을 벌인 혐의로 2011년 12월 필리핀 경찰에 붙잡혔으나 탈옥했고 이듬해 다시 검거됐다. 이후 현지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15년 5월 국내로 임시 송환됐다.

최세용과 김성곤은 강도살인과 특수강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법정에서 이미 숨진 김종석에게 모든 혐의를 떠넘겼으나 2017년 9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최세용은 같은 해 10월 국내에 최종 인도됐다.

김성곤은 임시 송환 약 10년 만에 국내에 최종 인도됐다. 법무부는 지난해 1월 필리핀 정부로부터 김성곤을 대한민국으로 최종 인도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범죄도시2' 모티브 됐다…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

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
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

이 사건은 2022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의 모티브가 됐다. 영화 속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이 동남아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노려 납치·살해하는 설정은 실제 사건과 맞닿아 있다. 영화는 1269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 영화가 됐고, 흥행과 함께 실제 사건도 다시 주목받았다.

피해자 가운데 공군 중령이었던 윤철완씨의 행방은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윤씨 사건과 관련해 직접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사건을 무혐의로 송치했고, 검찰은 2016년 최세용 일당에 대해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김종석의 필리핀인 아내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필리핀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상태다. 국내 송환될 경우 필리핀에서 벌어진 추가 범행과 윤씨의 행방을 밝힐 새로운 단서가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범죄인 인도 절차는 10년째 진전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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