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에서 뛰고 있는 일본 국가대표 출신 투수 기쿠치 유세이의(35) 아내이자 전직 프리랜서 아나운서인 기쿠치 루미가 공개한 야구장 사진을 두고 일본 온라인상에서 거센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루미 씨는 10일 자신의 SNS에 "올해도 '재패니즈 헤리티지 나이트(Japanese Heritage Night)'에서 아들이 경기 시작을 알리는 '플레이 볼!' 안내를 맡았다"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루미 씨는 몸매 라인이 돋보이는 화이트 컬러의 원피스를 착용하고 아들과 함께 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했다.
루미 씨의 개인 SNS 계정에는 "여전히 아름답다", "멋진 엄마" 등의 응원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를 통해 기사화되자 포털 사이트 댓글 창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터져 나왔다.
특히 그라운드 내 신발과 옷차림의 TPO(시간·장소·상황)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야구장 그라운드에 들어갈 때는 굽 높은 힐이 아니라 운동화를 신는 것이 상식"이라며 "선수와 남편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더라도 기본 에티켓은 지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 역시 "선수 아내는 청바지에 티셔츠처럼 움직이기 편한 옷차림일 때 호감이 간다", "선수 아내가 너무 전면에 나서 눈에 띄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의 조용한 내조와 비교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반면 현지 문화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미국과 캐나다 문화에서는 당당하고 매력적인 매력을 긍정적으로 여긴다", "현지 메이저리그 분위기에 잘 맞춘 것", "출산 후에도 저런 옷을 입을 만큼 자기관리를 유지한 점이 대단하다"며 과도한 비난을 경계했다.
기쿠치는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한국전 선발로 나서 국내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왼쪽 어깨 염좌 부상에 발목을 잡히며 이번 시즌 14경기 등판에 그치는 등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성적 역시 1승 7패 평균자책점 4.92로 썩 좋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아내의 SNS 게시물까지 논란으로 번지며 구설수에 오르는 모양새다.
야구장 에티켓과 조용한 내조를 중시하는 일본 특유의 정서와 현지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긍정하는 시선이 맞물리며, 메이저리거 아내의 사진 한 장을 둘러싼 온라인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