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돈 버는 해외진출]1-③
세계 금융중심지 뉴욕에서 '높아진 K자본시장 위상' 체감
증권사 뉴욕법인에 리서치, 기업 미팅주선 요청↑

"한국이 믿을 만한 투자시장이라는 신뢰를 주려면 미국 현지에서 유명한 성공 사례가 나오고 확산돼야 합니다."
신병묵 한국거래소 뉴욕사무소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한국 기업 투자만으로 고수익을 내고, K시장 펀드로 대박을 내는 이른바 '슈퍼스타' 성공 사례가 나올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뉴욕에서 현지 투자자에게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과 기업 현황을 알리는 신 소장은 최근 밸류업 정책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에서 자본시장이 가장 발달한 금융 중심지 뉴욕에서도 K자본시장이 화두로 떠올랐다. 머니투데이가 뉴욕 맨해튼에서 만난 복수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밸류업 프로그램과 개별 기업에 대한 문의가 확 늘었다"며 한국 자본시장을 중장기 투자처로 깊이 있게 알고 싶어 하는 수요가 급증했다고 입을 모았다.
신 소장에 따르면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기업의 ROE(자기자본이익률) 제고 방안을 살펴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려는 분위기가 짙어졌다. 일본 밸류업 프로그램과 한국 정책을 비교하며 "ROE 목표치를 제시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한다. 신 소장은 "기업 자본효율성을 높여 ROE를 8%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등 ROE 제고 계획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이 부쩍 많아졌다"며 "가만히 있어도 일주일에 1~2일 이상은 한국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연락이 들어온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올해 국내 시장지수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진득하게 주가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많다"며 "미국 투자자들은 일본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의 이익 체력을 높인 성공 사례를 목격했기 때문에 한국에도 그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5월 외국인 통합계좌가 도입돼 외국인이 한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 쉬워지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졌다. 투자자 의견이 들어오는 경로도 다양해졌다. 9월부터는 외국인 통합계좌로 ETF(상장지수펀드)에도 투자할 수 있게 돼 K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은 해외 각지에 자리 잡은 국내 증권사에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됐다. 단순 주식 중개를 넘어 투자자의 K자본시장 공부와 기업 탐방까지 돕는 이른바 'K자본시장 투자허브'로 성장할 도약기를 맞은 것이다.
진상원 NH투자증권 뉴욕법인장은 "과거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 대형주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같은 반도체 섹터 안에서도 개별 기업을 더 찾으려는 수요가 강해졌다"며 "한국 시장을 단순한 트레이딩(주식거래) 시장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투자할 시장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K기업 탐방, 산업 동향 리서치(연구 보고서)를 요구하는 기관투자자가 많아지면서 '미주 투자허브'로서 뉴욕법인의 역할과 중요성도 덩달아 커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