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파서 병원 갔더니 '이 암' 진단…뼈 통증이 보내는 뜻밖의 신호

허리 아파서 병원 갔더니 '이 암' 진단…뼈 통증이 보내는 뜻밖의 신호

정심교 기자
2026.10.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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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허리가 아프거나 이유 모르게 뼈가 부러져 병원을 찾았다가 난데없이 '암'으로 진단받는 사례가 있다. 혈액암, 그중에서도 뼈 통증을 동반하는 '다발골수종'이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끈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 '양관식'(1950년생)도 다발골수종으로 눈을 감았다. '관식'은 건강검진에서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이 병을 우연히 발견했지만 여러 차례의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향년 56세이던 2006년 11월 세상을 떠나고 만다.

다발골수종은 백혈병, 악성 림프종과 함께 3대 혈액암으로 꼽히지만, 질환 특성상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기에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적잖다. 전문의들은 원인 모를 뼈 통증이나 빈혈, 콩팥 이상이 지속된다면 혈액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안에 존재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하면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형질세포는 정상적으로는 항체를 만들어 면역 기능을 담당하지만,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 정상 혈액세포 생산을 방해하고 뼈·콩팥 등 여러 장기에 손상을 일으킨다.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다발골수종 신규 발생 건수는 2010건이었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32.2%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31.8%, 80대 이상이 18.1%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혈액암이다. 이처럼 평균 진단 나이는 70세 전후로 중장년층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나이를 이유로 치료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도 크게 개선됐다. 같은 통계에서 2019~2023년 다발골수종의 5년 상대생존율은 남녀 전체 50.8%로 나타났다. 1990년대 초반 23.7%에 불과했던 생존율이 두 배 이상으로 향상된 것이다. 의사들도 "관식이 2025년에 진단받았다면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려대 안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성화정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에서 관식이 다발골수종으로 임종을 앞둔 장면. /사진=넷플릭스 화면 갈무리
지난해 넷플릭스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에서 관식이 다발골수종으로 임종을 앞둔 장면. /사진=넷플릭스 화면 갈무리
다발골수종 4대 증상은 'CRAB'

다발골수종의 대표 증상은 'CRAB'으로 요약된다. 고칼슘혈증(HyperCalcemia), 신부전(Renal insufficiency), 빈혈(Anemia), 뼈 병변(Bone lesion)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뼈 통증은 가장 흔한 증상으로, 허리·갈비뼈 통증으로 시작해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빈혈로 인한 극심한 피로감과 숨참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콩팥 기능 이상으로 단백뇨가 나타나거나, 비정상적인 항체 단백질이 과도하게 분비돼 혈액이 끈적해지는 증상도 생길 수 있다. 면역 기능 저하로 감염에 쉽게 걸리는 것도 특징이다.

문제는 이 증상들이 단순 노화나 다른 질환과 혼동되기 쉽다는 점이다. 빈혈 검사, 콩팥 검사, 단백 수치 검사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도 있다.

성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뼈 통증이나 빈혈, 콩팥 이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단순 노화로 여기고 방치하다가 병이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며 "원인 모를 허리 통증이나 피로감, 콩팥 이상이 지속된다면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발골수종을 진단하기 위한 골수 천자 검사법. /자료=서울아산병원
다발골수종을 진단하기 위한 골수 천자 검사법. /자료=서울아산병원
진단은 어떻게?… 골수검사가 꼭 필요한 이유

다발골수종 진단에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영상검사(X-ray, PET-CT, CT, MRI), 그리고 골수조직검사가 활용된다. 이 중 골수조직검사는 진단에 꼭 필요한 검사다. 형질세포의 비율과 유전자 이상 여부를 확인해 치료 방향과 위험도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혈액과 소변에서 검출되는 M단백(단클론성 단백질)도 중요한 지표다. M단백 수치는 진단뿐 아니라 치료 반응과 예후를 평가하는 데도 활용된다. 다발골수종의 병기는 국제병기분류체계(ISS)에 따라 1기부터 3기로 분류된다. 혈액암은 병기와 위험도에 따라 치료 방향이 결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까지 다발골수종의 완치는 어렵다. 그러나 계속 재발하더라도 대응할 치료법이 다양해지면서 장기 생존이 가능한 질환으로 여겨진다.

치료는 크게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M단백 수치를 최대한 낮추는 표적면역항암화학요법이다. 2단계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으로, 고용량 항암치료 후 환자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면역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이 치료는 주로 70세 미만의 적합한 환자에게 적용된다. 3단계는 재발 방지를 위한 유지요법으로 장기간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치료 방법에는 자가 이식 외에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동종 이식도 있다. 동종 이식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환자의 위험 부담이 높아, 더 이상 사용할 치료제가 없는 경우에 신중하게 고려하게 된다.

성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재발이 잦은 질환이지만 재발할 때마다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어 완치보다 오랜 기간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며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충분히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는 만큼, 진단 후에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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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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