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주꾸미·갑오징어가 제철을 맞으면서 가을 바다로 향하는 '강태공'(낚시꾼)이 늘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23~2025년 연평균 낚시어선 이용객 505만명 가운데 31%(157만명)가 9~10월에 몰렸다.
그런데 낚는 짜릿함을 즐기는 손맛에 몰두하다 보면 관절과 척추에 쌓이는 부담을 간과하기 쉽다. 낚싯대를 쥐고 채비를 들었다 놓거나 릴을 감는 반복 동작은 손목과 팔꿈치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오래 버티거나 한쪽으로 체중을 싣는 자세, 혹은 무거운 장비들을 옮기는 경우 허리에도 영향을 준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태섭 원장은 "낚시는 움직임이 크지 않아 보여도 손목과 팔꿈치는 낚싯대를 쥐고 조작하는 동작을 반복하고, 팔을 들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힘을 쓴다"며 "낚시찌를 바라보며 집중하는 등 한 자세로 오래 버티다 뻐근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다.
쥐고 감고 들어 올리기… 손목·팔꿈치·어깨 부담
배낚시는 낚싯대를 쥐고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릴을 감아 낚싯줄을 거둬들이는 동작을 반복한다. 낚싯대를 잡은 손은 손잡이를 쥐는 힘을 유지하고, 릴을 감는 손은 손잡이를 돌리는 동안 손목의 자세를 잡아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손목과 아래팔의 근육·힘줄이 계속 힘을 쓴다. 특히 낚싯대를 지나치게 세게 쥐거나 손목을 크게 꺾은 채 조작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손목을 펴고 안정시키는 근육의 힘줄은 팔꿈치 바깥쪽 뼈에 붙어 있어, 손목과 손을 쓰는 동작이 팔꿈치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낚시 후에도 컵을 들거나 물건을 쥘 때 팔꿈치 바깥쪽 통증이 반복된다면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깨에는 팔과 낚싯대의 무게를 지탱하는 부담이 더해진다. 팔을 몸에서 멀리 뻗은 자세를 유지하면 같은 무게라도 어깨 근육이 더 큰 힘을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는 팔을 들어 올리고 양쪽 어깨의 근육들은 평소보다 더 큰 힘을 쓰기에 근육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팔을 반복해서 들거나 든 채로 오래 버티면 어깨 힘줄에 부담이 쌓여 통증이 생기거나 기존 증상이 심해질 수도 있다. 팔을 올릴 때 어깨 앞쪽이나 바깥쪽이 아프고, 밤에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근육 피로로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낚시 여건에 맞는 범위에서 가벼운 낚싯대와 릴을 선택하고, 손에 잘 맞는 손잡이를 사용한다. 낚싯대가 너무 무겁거나 손잡이가 너무 가는 경우에 팔꿈치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팔꿈치를 편 상태로 무겁게 들어 올리지 말고 되도록 손바닥을 위로 향한 채 낚싯대를 이용하도록 한다.
독자들의 PICK!
채비가 걸렸을 때 손목이나 어깨의 힘으로 갑자기 잡아당기는 동작도 피한다. 틈틈이 낚싯대를 안전하게 내려놓고 손가락을 가볍게 펴고 오므리며 손과 팔을 쉬게 한다. 통증이 생기면 쥐고 감고 들어 올리는 동작을 줄이고, 쉬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거나 일상 동작에서도 반복되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배 심하게 흔들릴 때 스트레칭 피해야
손과 팔이 낚싯대를 조작하는 동안 허리와 복부 근육은 흔들리는 배 위에서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몸을 기울이거나, 수면을 보려고 상체를 숙이고 비튼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허리 주변 근육과 조직에도 부담이 쌓일 수 있다. 특히 낚시에 집중해 자세를 바꾸지 않고 버티면 같은 근육이 계속 힘을 쓰면서 피로가 쌓인다.
허리 부담을 줄이려면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도록 한다. 배가 안정된 때 고정된 좌석에서 쉬거나 몸의 방향과 자세를 바꿔, 허리 근육이 계속 긴장하는 시간을 줄이는 게 좋다. 채비를 정리할 때도 바닥을 향해 허리만 깊이 숙인 채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한다. 배가 크게 흔들리는 동안에는 허리를 돌리거나 몸을 크게 굽히는 스트레칭을 피한다.
낚시를 마친 뒤 장비와 어획물을 옮기는 과정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무거운 짐은 나눠 옮기고, 물건을 들어 올릴 때는 몸 가까이 붙인 상태에서 무릎을 굽혀 허리에 무리가 덜 가도록 한다. 방향을 바꿀 때도 허리만 비틀지 말고 발을 옮겨 몸 전체를 돌린다. 갑판에서는 미끄럼 방지 신발을 신고 이동 통로에 낚싯줄이나 장비를 늘어놓지 않는다. 이동할 때는 한 손을 비워 고정된 난간이나 손잡이를 잡고, 승하선할 때 무거운 짐은 선원의 도움을 받아 옮긴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김중호 과장은 "낚시 후 허리가 아프면 통증의 세기뿐 아니라 어느 부위까지 아픈지, 다리의 감각과 힘에 변화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며 "특히 발목이나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힘이 약해지면 단순히 오래 서 있어 피곤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신속하게 진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