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자산 해제 등 내걸고 "조건 이행해야 협상 가능" 강조
美 전쟁비용 두달새 76억弗 급증… 트럼프 출구전략 주목

이란 안보수장이 미국에 종전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하려는 이란 고위당국자들의 입국을 허용한 상황이어서 이번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카타르·파키스탄 정부의 중재를 통해 미국에 종전협상 재개를 위한 조건을 전달했다며 "미국이 이를 수용하고 이행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란이 제시한 조건은 △이란 동결자산 해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 △내정간섭 금지 △이란 반대세력과의 협력중단 △이란 영토침략 금지 △해상봉쇄 해제 등이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미국은 우리의 조건을 먼저 이행해야 하며 그런 후에야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카드도 만지고 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NPT 탈퇴 여부가 미국의 행보에 달렸다고도 했다. 또 그는 "우리는 결정적인 전쟁을 치를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 미군의 약점은 이제 우리에게 완전히 알려졌다"면서 미국과의 전쟁에 자신감도 드러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이란 세력인 예멘 후티반군의 분쟁에 대해서는 "사우디와 예멘(후티) 간의 전쟁이 종식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양측의 평화달성을 위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후티는 사우디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세계 원유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은 사우디의 지원요청을 거절했고 이후 사우디는 중국에 개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가 후티반군에 2주간 휴전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19일에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공습경보가 발령됐을 만큼 정세는 불안한 상태다.
이란이 종전조건을 제시하면서 오는 22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출구전략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이란 대표단의 입국비자를 허용한 데다 이란전쟁과 얽힌 중동 6개국도 총회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할지 고민 중이라며 유엔총회 기간에 중동 6개국 정상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한편 19일 CNN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란전쟁에 투입된 비용이 451억달러(약 62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의회에 보고했다. 이는 이달 3일 기준으로 집계된 전쟁비용 436억달러에 추가 작전용 연료비 15억달러를 더한 것이다. 이번 집계비용은 두 달 사이 76억달러(약 1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이번 수치에는 이란의 공격으로 파손된 중동지역의 미군기지 및 주요 시설의 복구비용이 제외됐기 때문에 실제 미국 측 피해규모는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