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와 4년 넘게 전쟁 중인 러시아가 내년 급증한 국방비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증세와 더불어 복지와 교육 예산을 삭감할 예정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내년 러시아는 국방비로 17조1000억루블(약 275조3100억원)을 지출할 계획이다. 종전에 예상했던 13조5000억루블에서 약 27% 증가한 수치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후 최대 규모다.
국방비에 예산이 쏠리면서 연금, 참전용사 수당, 출산 수당 등을 포함한 복지 예산은 7% 삭감된다. 그밖에도 교육 예산은 6%, 의료 예산은 6.8% 각각 감소할 예정이다. 도로 건설 등 인프라 보조금도 7.4% 줄어든다.
내년 예산안 초안에는 각종 증세와 더불어 가스와 전기, 수도 등 종합 공공서비스 요금을 평균 11% 인상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러시아 국민들은 반발하고 있지만 최근 총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이 이변없이 압승을 거둔 만큼 러시아 의회는 새 예산안을 그대로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비를 충당하기 위해 재정 예비 기금을 동원하고 차입을 늘리는 등 재정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14%로 높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채무 상환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내년 채무 상환 비용은 전체 예산의 약 9.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장기 재정 계획을 개선하기 위해 3년 단위 예산안을 짜고 있지만 매년 예산 전망치를 크게 상향 수정해야 했고 연간 재정적자 목표도 번번이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러시아의 연방 재정적자는 680억달러(약 92조원)으로 연간 목표치인 445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