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영국, 캐나다로 구성된 주요 7개국(G7)이 에너지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 해소를 위해 앞으로 4개월 동안 총 1억배럴 규모의 비축 경유와 원유를 긴급 방출하기로 2일(현지시간) 전격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전략비축 경유 방출을 요청할 수 있다며 사실상 유럽을 압박한 지 하루만이다.
G7 정상들은 올해 의장국 수반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재로이날 화상 회의를 개최한 뒤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G7은 성명에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를 통해 경유와 원유 등 총 1억배럴을 공동 방출한다"며 "이 조치는 즉시 이행돼 향후 4개월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G7은 초기 20일 이내에 시장 불안이 가장 심각한 경유를 우선적으로 방출하기로 헀다. 유럽 국가들이 전략비축 경유 5000만배럴, 32개 IEA 회원국이 원유 5000만 배럴을 각각 분담해 공급하는 구조다.
G7은 또 이날 회의에서 회원국 간 경유 수출을 금지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공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권국의 정유시설 유지보수 일정도 조율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 악재를 잡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내 경유 가격은 갤런당 6.5달러를 넘어서면서 1년 사이 70% 이상 올랐다.
가계와 산업계의 불만이 폭증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이 비축 경유를 풀지 않을 경우 유럽으로 향하는 미국의 경유 수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유럽은 경유 소비량의 약 3분의 1을 미국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수출을 제한할 경우 심각한 산업 마비에 직면할 처지였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의 주도로 비축유를 푸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경유 수출 금지 카드를 꺼내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으면서 극적인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G7 회의 결과가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유럽이 막대한 규모의 비축 경유 방출에 합의했고 절차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기자회견에서 "상호 간 수출 금지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미국도 분명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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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는 이날 장중 5% 이상 급락하며 강한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