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의 약 80%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퀘벡주 지방선거에서 퀘벡 분리주의 정당인 '퀘벡당'(PQ)이 원내 다수당이 돼 주총리를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선거가 치러진 이날 개표 중간 집계 결과 폴 생피에르 플라몽동 대표가 이끄는 퀘벡당이 127석 가운데 59석을 확보, 원내 다수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분리주의에 반대하는 연방주의 정당인 '퀘벡자유당'은 40석을 차지하며 제2당이 됐다. 최종 개표결과는 오는 14일 발표된다. 퀘벡당은 2012년 선거 이후 14년 만에 주총리를 배출할 전망이다.
카니 캐나다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플라몽동 대표 당선을 축하하며 "더 강한 퀘벡을 만드는 것이 더 강한 캐나다를 구축하는 우리의 핵심 임무"라고 밝혔다. 이어 "관세 피해를 본 퀘벡 기업과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썼다.
가디언은 강경 우파적 성향을 내보인 플라몽동의 공약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다고 분석했다. "플라몽동의 성공 요인은 그가 분리주의자라서가 아니라 강경 우파의 관점에서 민족 정체성을 다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플라몽동이 프랑스어를 주로 쓰면서 이민자 증가에 불만을 가진 주민들의 분리독립 의지를 일깨웠다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퀘벡당의 정책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끄는 연방정부와 갈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플라몽동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국가적 단합을 강조해 온 카니 총리와 달리 퀘벡의 통제권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퀘벡당은 강도 높은 이민 규제를 내세웠다. 선거를 앞두고선 "퀘벡에 정착하는 연간 이민자 수를 지금의 절반 수준인 3만5000명으로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이민자들이 교실을 과밀화시키고 프랑스어의 쇠퇴를 초래하고 있다"며 "현 정권에서 집값이 올라간 원인은 이민자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호주와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이민 규모를 줄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퀘벡주 분리 독립은 어려울 듯
한편 플라몽동은 집권 시 4년 임기 중 퀘벡주가 캐나다에서 분리 독립할지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기 전까지는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관세로 인한 경제적 피해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다.
1980년과 1995년 퀘벡에서 캐나다 분리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된 바 있으나, 두 차례 모두 부결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캐나다에서 독립하자는 의견에 대한 지지는 약 30%로 역대 최저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