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자살

[대담]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자살

임신정 MTN 기자
2009.11.04 18:58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오늘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형제의 난으로 두산가에서 분가한 이후 회사경영이 나빠지자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1> 임지은 기자? 매우 뜻밖의 소식인데요 박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북경찰서는 박 전 회장이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오전 7시 50분 쯤 성북동 자택 안방 드레스룸에서 넥타이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운전기사가 급히 넥타이를 끊고 승용차에 태워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심폐소생을 시도했지만 8시 32분 경 최종 사망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재 서울대 병원에는 박용오 전 회장의 아들 중원씨와 경원씨가 도착해 분향한 뒤 빈소를 지키고 있습니다.

중국 출장 중인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을 제외한 박용오 전 회장의 가족들은 서울대병원에 모여 향후 장례 일정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두산그룹 측은 박 전 회장의 장례에 예우를 다하라는 박용곤 명예회장의 지시에 따라 장례 절차를 책임지고 도맡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의 시신은 유족들의 뜻에따라 경기도 광주에 매장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2> 과연 박 전 회장이 왜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 지 여러 궁금증을 낳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유서도 발견됐다구요?

네 경찰은 박 전 회장의 성북동 자택에서 A4 용지 7매 분량의 유서를 발견했습니다.

유서에는 현재 경영중인 성지건설과 관련해 "회사의 부채가 너무 많아 경영이 어렵다. 채권 채무 관계를 잘 정리해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유서에 형제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가족에게 작성한 유서라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 전 회장은 성지건설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고 부사장을 맡았던 차남 경원씨가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된 이후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왔는데요..

자살소식이 알려지자 주변관계자들은 이런 정황과 연관지어 자살원인을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두산그룹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두산그룹/ 관계자

"작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건설업계가 다 어려웠는데 성지건설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심장도 안 좋다고 들었습니다. 두산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전 회장이시고 명예회장 동생이시기 때문에 최대한 엄숙하게 진행해라..."

질문3> 박용오 전 회장은 이른바 '형제의 난'을 일으키는 등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아온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게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두산 '형제의 난'은 두산그룹의 박용오 전 회장이 물러나고 박용성 전 회장이 취임하면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고 박용오 전 회장은 지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두산그룹 회장 직을 역임하고, 2005년 두산그룹 명예회장 직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후 자신의 큰 형, 현 박용곤 명예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동생 박용성 회장에게 넘길 것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한 박용오 전 회장이 두산그룹 일가의 비자금과 관련된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검찰은 이 진정서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여 두산그룹이 10여 년간 300억 원대의 비자금을 횡령한 사실을 밝혀낸 바 있습니다.

검찰이 박용오 전 명예회장과 박용성 전 회장 등 총수일가 4명을 불구속기소하면서‘형제의 난’은 일단락됐지만 이 일로 박 전 회장과 두 아들은 두산가에서 제명됐습니다.

이후 박용호 전 회장은 성지건설의 경영을 맡아 재기를 시도했지만 경영악화가 겹치면서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극단적 방법을 택했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