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의 키(key)는 삼성이 아닌 LG가 쥐게 될 것입니다."
전자업종을 담당하는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아몰레드는 백라이트에 의존하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달리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로 응답속도가 LCD보다 1000배가량 빠른 차세대 디스플레이며, 지난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시장의 98% 이상 점유했다. 사실상 삼성이 독주하는 시장이다.
그런데 왜 LG가 시장의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일까. 그의 설명은 대략 이렇다. 신규시장이 주력시장으로 자리잡으려면 한 기업의 힘만으로는 어림없고, 강력한 경쟁자가 생겨야 시장성장 속도가 빨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아몰레드는 지난해 삼성의 대표적인 스마트폰 '갤럭시S'에 채용되면서 그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삼성전자(220,500원 ▼5,500 -2.43%)제품 외에 아몰레드를 디스플레이로 사용한 곳이 극히 드물다.
아몰레드 수요는 크게 늘고 있지만 삼성의 생산량이 이를 못따라가는 게 한 이유다. 하지만 아몰레드의 장점이 기존 LCD와 비교해 아직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또다른 이유다. 자칫 아몰레드사업이 삼성의 '집안 장사'에 그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런 상황을 타개할 변수로 LG디스플레이를 꼽는다.LG디스플레이(12,260원 ▼170 -1.37%)는 조만간 모바일용 아몰레드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초기에는 생산량과 공정수율 면에서 삼성과 비교하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LG가 지난 십수년간 LCD시장에서 삼성과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인 라이벌이라는 점에서 아몰레드사업에서 삼성을 견제할 상대로 부상할 수 있다.
이런 예상이 현실화하면 아몰레드 가격과 품질 경쟁력의 개선에도 가속도가 붙어 LCD시장을 빠르게 대체해나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삼성이 올해 아몰레드에 5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런 경쟁에 대비한 선제 대응이라는 포석이다. 최근 대만과 일본기업들의 아몰레드시장 진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과 LG의 선의의 경쟁이 LCD시장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확고한 주도권을 갖는 촉매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