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앞두고 유럽차 가격인하? 업계 들썩

한·EU FTA 앞두고 유럽차 가격인하? 업계 들썩

김보형 기자
2011.05.23 14:16

볼보부터 1.4%인하·AS 부품가격도 할인… "체감효과 작다" 지적도

↑볼보 'XC 60'
↑볼보 'XC 60'

오는 7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수입차업계에 가격인하 바람이 불 조짐이다. 일부 업체는 시장선점을 위해 FTA 발효 이후 수준으로 미리 가격을 낮췄고 BMW와 벤츠 등도 가격인하 폭을 저울질하고 있다.

FTA가 발효되면 배기량 1500cc를 초과하는 유럽산 수입차에 붙는 관세가 8%에서 5.4%로 2.4% 포인트 낮아지고 부품은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유럽차들은 관세인하 효과를 바탕으로 차량은 물론 애프터서비스(AS) 부품 가격도 인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관세인하로 인한 차값 하락이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볼보 FTA 발효 전 가격인하…BMW·푸조도 계획=볼보코리아는 유럽 수입차 중 가장 먼저 오는 23일부터 전 모델들의 판매가격을 평균 1.4% 안팎씩 인하하기로 했다. 기존 가격이 8000만원인 'S80 T6 EXE'는 112만 7000원 내린 7887만3000원에 판매되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 60 D5'(6290만원)도 88만4000원 인하된다. 수입차 고객들이 부담스러워하는 AS 부품 가격도 2.5~3.5% 내린다.

↑푸조 '뉴508'
↑푸조 '뉴508'

볼보가 FTA 발효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미리 가격을 인하키로 한 것은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 마케팅 전략이다. 통상 유럽산 수입차들의 인도기간은 2~3개월에 이른다. 따라서 이번 할인은 한국법인이 마진을 줄이는 방식이다. 김철호 볼보코리아 대표는 "이번 FTA는 볼보가 국내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MW와 푸조 등 다른 유럽차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BMW코리아는 오는 7월 1일부터 유럽에서 생산되는 차들에 대해 평균 1.3~1.4% 가격을 내린다. 주력모델인 BMW 528i(6890만원)의 가격은 96만4600원 안팎 인하한다. 프랑스 푸조의 공식수입사인 한불모터스도 오는 25일 출시하는 신차 '뉴508'에 대해 관세인하 혜택을 적용할 예정이다. 아우디코리아도 'A4' 등 핵심모델의 가격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FTA발효를 앞두고 그동안 환경규제로 인해 수입할 수 없었던 차종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FTA가 발효되면 오는 2013년까지는 브랜드별로 연간 1000대씩 유럽 배기가스 기준을 적용할 수 있고, 2014년 이후에는 유럽기준이 모두 인정된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폴로와 A1 등의 국내 수입을 검토하고 있고 벤츠도 A클래스 등 소형차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법규 문제로 들여오고 싶은 가솔린 엔진차를 수입하지 못했다"면서 "FTA가 발효되면 폭스바겐 뿐 아니라 다른 유럽차들도 다양한 차들을 수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A효과 선반영…미국産 유럽차는 할인 제외=하지만 유럽업체들이 이미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가격을 낮추는 등 FTA효과를 선 반영했고, 관세도 일괄철폐가 아니라 3~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되기 때문에 가격인하는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BMW와 벤츠 등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한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주요 핵심모델의 가격을 꾸준히 낮춰왔다"면서 "관세가 매년 2~3%씩 내려간다고 해서 소비자가 체감할 정도로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BMW '뉴 5시리즈'
↑BMW '뉴 5시리즈'

BMW코리아는 지난 2월 신형 'X3'를 출시하면서 판매 가격을 기존 6150만원에서 5990만원으로 160만원 인하했다. 외관이 변경되고 각종 편의사양이 업그레이드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벤츠코리아도 이달 판매 가격을 기존 보다 740만원 내린 '뉴 E200 CGI 블루이피션시'(5850만원)를 내놨다.

FTA발효에 앞서 가장 먼저 가격을 내린 볼보의 인하율은 평균 1.4% 수준으로 관세인하율 2.4%에 못 미친다. 배기량 1500cc 이상 유럽차의 관세가 완전히 폐지되는 2014년 7월에도 최종 판매가격 인하율은 5%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가격할인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비유럽 국가들에서 생산되는 유럽브랜드 차들은 할인에서 제외된다. BMW는 3시리즈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X3'과 'X5','X6'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벤츠의 SUV인 M클래스도 미국에서 수입한다. 이들 차들은 한미 FTA가 발효돼야 가격할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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