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엔고 더 못 참아" 日기업들 한국 '러시'

"전력난+엔고 더 못 참아" 日기업들 한국 '러시'

이상배 기자, 강경래
2011.07.07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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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SMC공업, 도레이, 아드반테스트, 도쿄일렉트론, 알박 등

- 엔/달러 환율 2년새 20% 하락

- "일본 전력난 당분간 해결 힘들어"

'전력난'과 '엔고'를 견뎌다 못한 일본 기업들이 잇따라 한국으로 생산 및 연구 거점을 옮기고 있다. 일본기업들 입장에서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맺고 있는다는 점이 한국의 매력 포인트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공압부품 제조 및 산업자동화 전문업체인 SMC공압은 최근 대전지역에 제3공장 건설을 위해 265억원을 투자키로 하는 한편 1000억원을 들여 아시아기술센터 신축을 추진 중이다. 연구·개발(R&D)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중요하다는 점이 전력난을 겪고 있는 일본 대신 한국에 아시아기술센터를 짓기로 한 배경 가운데 하나다.

세계 최대 첨단소재 업체인 일본 도레이도 최근 경북 구미4공단에 총 1조3000억원을 들여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키로 하고 이를 위한 기공식을 가졌다. 도레이는 구미 하이테크밸리 내 76만㎡ 부지에 연 2200톤 생산능력의 고강도 탄소섬유 공장을 세우고 2013년 1월부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세계 2위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일본 아드반테스트는 최근 충남 천안공장에서 생산하는 품목을 기존 메인테스터(주검사장비)에서 핸들러로까지 확대했다. 핸들러는 반도체를 메인테스터로 이송하고 분류하는 장비다.

아드반테스트는 지난 1998년 천안 3공단에 공장을 완공한 뒤 줄곧 메인테스터만을 생산해왔으나 앞으로는 핸들러를 시작으로 천안공장의 생산 비중을 점차 높여가기로 했다. 아드반테스트는 향후 전체 핸들러 생산량 가운데 35%를 천안공장에서 생산토록 할 계획이다.

세계 2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일본계 도쿄일렉트론은 최근 한국의 반도체 장비 부품업체 하나실리콘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54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대금이 납입되면 도쿄일렉트론은 하나실리콘의 지분 14.6%를 확보하며 2대주주가 된다. 하나마이크론의 자회사인 하나실리콘은 증착장비와 식각장비에 들어가는 소모성 부품인 링과 캐소드 등을 생산한다.

하나실리콘 관계자는 "도쿄일렉트론은 일본 대지진 이후 링과 캐소드 등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하나실리콘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장비 업체인 일본 알박은 최근 평택공장 내에 '한국초재료연구소'를 설립했다. 알박이 일본 외 지역에 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박은 이곳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등의 공정에 쓰이는 장비와 재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 발전소 폐쇄로 인해 극심한 전략난을 겪고 있는 일본기업들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전력 공급도 안정적인 한국이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대지진 이후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재 일본 내 원전 가운데 상당수가 일시폐쇄되거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일본 집권 민주당도 원전에 부정적인 국민여론을 고려해 쉽게 원전 재가동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의 전력난이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엔고도 일본기업들의 한국행을 부추기고 있다. 6일 오전 2시(현지시간) 기준으로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80.93엔으로 2009년 4월6일(100.99엔) 이후 2년여만에 무려 20%나 떨어졌다.

일본 정부도 엔고와 전략난에 따른 일본기업들의 '엑소서드'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지난 2일 "환율과 전력요금 때문에 기업들이 해외로 떠나거나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일본의 원전 상황과 정치 지형 등을 볼 때 앞으로 10년간은 전력난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며 "일본기업들의 한국행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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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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