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에서는 경쟁, 부품은 파트너… 소니 TV 시장 재건을 위한 선택인 듯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COO)과 히라이 가즈오 소니 신임 최고경영자(CEO)와의 회동이 성사됨에 따라 올 초 관계를 청산한 S-LCD로 다소 소원해졌던 양사의 협력 관계가 다소 복원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히라이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소니는 TV는 물론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등 주요 시장에서 ‘삼성’을 견제하는 노선을 걷고 있어 이번 회동에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사장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표면적인 이유는 히라이 사장의 취임을 축하하고, 3~4월 일본의 신년 인사 시즌에 맞춰 일본 내 고객사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지난 2009년에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소니를 방문한 적이 있다.
비록 소니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지만삼성전자(206,000원 ▲2,000 +0.98%)입장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고객이다. 소니는 삼성전자에서 TV용 패널과 반도체, 휴대폰·카메라용 아몰레드(AMOLED) 등을 구매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소니의 관계는 애플과 닮은꼴”이라며 “TV와 휴대폰, 디지털 카메라 등 완제품은 서로 경쟁 관계지만 부품 분야에서는 모셔야할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의 CEO가 바뀌었으니 인사를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양측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져 보이긴 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소니는 올 초 7년간 유지해 왔던 삼성전자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했다. TV용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 설립했던 S-LCD 지분을 삼성전자에 전량 매각했다.
공교롭게도 지분을 처분한 시점은 히라이 사장이 소니의 TV 부문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직후였다. 이후 소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 받고 있는 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을 위해 대만 AUO와 손을 잡았다. 문제는 대형 OLED를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삼성전자가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히라이 사장이 TV 부문 재건을 약속한 만큼 TV시장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는 어떤 식으로든 경쟁하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삼성전자의 도움도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독자들의 PICK!
소니는 2010년까지 삼성전자와의 LCD 합작법인인 S-LCD로부터 대부분의 TV 패널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합작 청산 시점인 작년 12월을 전후로 LG디스플레이와 대만업체 납품 비중을 높여왔다. 2010년 3분기만 해도 소니는 TV 패널의 63.7%를 삼성에서 공급받았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40.7%로 떨어졌다.
게다가 소니는 최근 셔터글라스(SG) 방식 대신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의 3D TV를 중국에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3D TV는 SG방식인 반면 LG전자의 3D TV는 FPR 방식이다. 3D TV 방식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든든한 지원군을 빼앗긴 셈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소니는 지난 2월 약 13억9000만 달러를 에릭슨에 지불하고 소니에릭슨을 완전 인수했다.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데 합작법인 형태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름도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로 변경하고 삼성전자 ‘갤럭시S’에 도전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경쟁구도 속에서도 패널에서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휴대폰용 반도체에서는 삼성전자 DS 부문의 지원을 받지 않고는 소니의 화려한 재건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차세대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삼성의 도움이 절대적일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다.
이번 회동에서 이와 관련한 어떤 형태로든 논의가 진행됐을 것이라는 전자업계의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