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웅진 직원들 "고향 내려가기가…"

[현장+]웅진 직원들 "고향 내려가기가…"

정지은 기자
2012.09.28 13:00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소식이 알려진 26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한재호 기자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소식이 알려진 26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한재호 기자

"추석 앞두고 고향에 내려갈 면목이 없어요. 어른들도 다 아실텐데 큰일입니다. 그냥 내려가지 말까 고민 중이에요."

웅진홀딩스(2,675원 ▼25 -0.93%)와 극동건설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지 사흘째인 28일 오전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으로 들어서는 직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추석을 앞두고 벌어진 회사의 위기에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웅진홀딩스 직원 A씨는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날은 휴가를 받아 고향으로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귀성길을 준비할 겨를도 없이 회사로 출근했다. A씨는 "차라리 고향에 안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고향 내려가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징검다리 연휴인 2일 역시 쉬기로 했지만 사실상 휴가를 반납해야 할 처지다. A씨의 직장상사는 "회사 상황이 이런 마당에 쉬긴 힘들 것 같으니 정상 출근하자"며 씁쓸한 웃음을 토해냈다.

이날 극동빌딩 1층 로비는 무거운 침묵에 휩싸여있었다. 로비에 놓인 의자에는 몇몇 취재진만이 자리를 잡고 있었을 뿐 오가는 이도 드물었다.

건물 밖 쉼터에서 담배를 피는 직원들은 담배 연기와 함께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직원끼리 삼삼오오 모이면 "이번 추석 때 고향에 내려 갈거야?" "아무래도 내려가긴 힘들지 않을까"라는 식의 대화가 오갔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친척들은 물론 평소 연락이 잘 안 되던 친구들까지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휴대전화 전원을 꺼두려다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어쩔 수 없이 켜놓는다고.

그는 "회사의 앞날도 모르는 상황에서 웃을 수가 없다"며 "추석에 가족들 얼굴을 어떻게 봐야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회사가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라며 한숨을 내쉬는 직원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사가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점심시간에는 건물 입구에서 "추석 지나고 나면 좀 괜찮아지지 않겠나" "기다려 보자"는 등 서로를 격려하는 목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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