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직자 최대 6개월 임금 50% 지급법안..조속 통과 필요성 제기
2009년 발생했던 쌍용자동차 사태가 국회로 옮겨져 정치쟁점화되고 있지만 정작 무급휴직자의 생존에 필수적인 '무급휴직자법'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3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무급휴직자에게 ‘최대 6개월 동안 평균임금의 50%를 지급’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지난달 20일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의 개정안은 15일의 숙려기간을 거친 뒤 상정되며 현재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지난달초 이완영(새누리당) 의원도 정부와 비슷한 내용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당초 개정안은 정부가 아니라 지난 1월 18대 국회 말기에 정진섭 전 의원(새누리당)이 발의했다. 그러나 국회가 총선정국으로 전환되면서 상임위에 상정은 됐지만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당시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어 제대로 논의가 되지 않았고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이 법안은 경기 악화로 인해 경영난을 겪는 사업주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무급 휴직 또는 무급휴업을 실시할 경우 정부가 근로자에게 무급수당을 지원하는 게 핵심내용이다.
정리해고나 명예퇴직 등으로 퇴직했을 때는 실업수당을 받지만 이와 달리 무급 휴직.휴업인 경우 어떤 보호장치도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특히 445명에 달하는쌍용차(2,495원 ▼50 -1.96%)무급휴직자들의 생활고가 사회적 이슈가 된 게 법안발의의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쌍용차 정리해고자들은 실업수당을 받았고, 일부 조합원들은 금속노조로부터 ‘장기투쟁사업장 생계비’ 명목의 활동비를 받고 있지만 무급휴직자들은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내정자 시절부터 “쌍용차 무급휴직자에 대한 생계비 지원을 하겠다”고 밝혀왔다.
제도악용을 막기 위해 사업주가 노사합의를 거친 사업계획서를 내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무급휴직의 불가피성, 고용안정조치와 경영정상화 노력 등을 심사해 결정한다.
재원은 고용보험기금에서 충당하며 법안 통과를 전제로 내년도에 84억원의 지출계획을 잡아 놓았다. 부족한 경우 기금운용계획 변경 등을 통해 금액을 상향하게 된다. 김종윤 고용노동부 고용보험기획과장은 “무조건 지급하는 게 아니라 재무제표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도덕적 해이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총선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긍정적인 입장인 반면, 야당의원들은 무급휴직자법 보다는 쌍용차 국정조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법안 발의의 시발점이 된 쌍용차의 경우 당장 무급휴직자를 복귀키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이 법안을 먼저 통과시키는 게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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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그 동안 무급휴직자에 대해 자녀학자금 지급, 명절 위로금 지급, 협력업체 취업 희망자 취업알선 및 취업 장려금 지원, 우리사주 150주 지급 등을 해 왔다.
파완 코엔카 쌍용자동차 이사회 의장 겸 마힌드라 자동차 및 농기구 부문 사장은 지난달 24일 신계륜 국회 환노위원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아직은 이들을 복직시키는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쌍용차는 지난해 1500억원의 적자에 이어 올해도 13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연간 24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쌍용차의 올해 판매목표는 생산능력의 절반 수준인 12만3000대다.
고용부는 쌍용차의 무급휴직이 2년 전 일이나 회사가 공모에 응해 심사를 통과하면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무영 쌍용차 상무는 “개정법안이 시행되면 무급휴직자의 생활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즉각 고용유지 신청계획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판중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경기가 악화되면서 여러 기업들이 노사합의로 무급휴직,무급휴업 등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사회적 안전망 확충 차원에서 법안의 빠른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급휴직을 할 정도면 기업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기업의 경영정상화와 고용유지, 근로자의 생계보전 등을 위해 꼭 필요하나 정치적 논쟁에 밀려 있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경준 KDI(한국개발연구원)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외국의 경우 고용보험과는 별도로 임금보험제를 운영하면서 실직자들의 임금을 보전하고 있다”며 “무급휴직자도 실직자에 준하므로 기존의 실업급여제도를 법적으로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