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5도 주목한 무인 자동차 시대 성큼…카메라와 초음파, 센서로 움직이는 안전보조기술이 시작

'운전 중에 페이스북 말고 뭘하면 좋을까?'
무슨 엉뚱한 소린가 싶지만, 늦어도 10년 안에 달리는 차의 운전석에 앉아 해볼 법한 고민이다. 이달 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5만 봐도 된다. 기조 연설자 5명 중 2명이 자동차계 인물이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다임러 AG 회장과 마크 필즈 포드 자동차 사장이 무대에 나선다. 진일보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발표하기 위해서다. 벤츠, 포드 외에 현대자동차와 토요타, 폭스바겐, 아우디, BMW 등 모두 11개 회사가 각자 무인자동차 생산에 얼마나 다가섰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이들이 말하려는 것은 먼 미래의 자동차 얘기가 아니다. `알아서 움직이는돴 자율주행 자동차의 기술은 우리도 모르게 이미 이용되고 있다. 현재 우리 생활 속 어디쯤 와 있는지 확인해 보자.

▷자율주행 자동차는 사실 자유롭지 않다
자율주행 차는 기술적으로 주변상황과 차량상태를 인식해 교통상황에 따라 안전한 자동운전이 가능한 차량을 말한다. 알아서 달린다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사람이 탄 차가 안전하게 움직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인자동차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실외로봇에 가깝다. 요즘 전쟁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폭발물을 찾기 위해 천천히 달려가는 로봇 말이다. 화성탐사나 재난지역 탐사 같은 특수 임무를 처리하기 위한 로봇도 있다.
주행 중인 차에서 사람이 운전석을 떠나는 것은 안전이 완전히 보장된 다음에야 가능하다. 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람이 타지 않은 무인자동차의 추격전이 가능하려면 제어가 완벽해야 한다. 센서(초음파, 레이더, 카메라)를 단 무선자동차를 운전하듯이 연결(커넥티드)되고 분석된 변수(데이터)가 완벽해야 한다는 의미다.

▷살피는 센서와 멈추는 제어 시스템, 그리고 달리는 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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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조사 기관 IHS 오토모티브는 2025년 전후 세계 23만대의 무인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과 10년밖에 남지 않았다. 신차의 세대교체 기간이 3~5년 주기인 것을 생각하면 금방이다.
이미 우리가 즐겨 타는 차에도 자율주행차의 기술이 적용돼 있다. 현대차의 아반떼부터 기아차의 K9까지 즐비하다. 준중형 이상의 차에 다수 적용되고 있는 자동 주차 기능, 앞차와의 거리를 측정해 알아서 간격을 벌리거나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기능이 그렇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더욱 늘어났다. 최신 롤스로이스와 벤츠 S클래스는 전방 도로 주행 상황과 신호를 인지해 안전이나 연비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면 기어를 알아서 바꾼다.
볼보는 이미 2012년 자동 운전 프로젝트 'SARTRE'를 성공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앞 차를 사람을 싣지 않은 차가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로 움직임을 감지해 따라 달리는 실험이었다. 차세대 볼보의 플랫폼인 SPA를 기반으로 2017년이면 스스로 빈 공간을 찾아 주차하고, 운전자가 스마트 키로 부르면 눈 앞에 찾아와 줄 수 있는 무인자동차를 보여줄 계획이다.
GM은 2012년 교통 신호에 따라 알아서 막히는 도로에서도 멈추고 달리는 슈퍼 크루즈를 선보였다. 2014년형 캐딜락 ATS, CTS, XTS에 달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자동 브레이크도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한 것이다.
토요타는 2013년 CES에서 렉서스 LS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테스트카를 선보였다. 수년 간 미국 고속도로와 일본의 일반 도로에서 시험 중이다. 아우디는 2013년 CES에서 양산 단계의 기술을 선보였고 미국 네바다주에서 처음으로 무인자동차 면허증을 받았다. 지난해 무인자동차 경주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560마력의 RS7 콘셉트카로 4.574km의 독일 호켄하임링 서킷을 최고 시속 240km로 2분만에 달렸다.
BMW는 스티어링휠은커녕 가속페달조차 밟지 않은 채 M235i와 6시리즈 그란쿠페로 '드리프트'를 했다. 실제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주요 포인트를 GPS로 기록하고 차 주변을 360도 살피는 라이다(LIDAR) 기술을 조합한 것이다. 벤츠는 S500에 기술을 보강한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버전으로 독일 남서부 만하임에서 포르츠하임까지 100km를 달렸다. 운전자는 탔지만, 스티어링휠은 만지지 않았다. 2020년 양산차에 자율주행을 구현할 첫 번째 회사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

▷자동차 회사가 의식하는 구글
최근 구글이 반달모양의 깜찍한 시제품을 내놓았다. 최근 애플마저 자동차 개발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을 대형 자동차 회사가 경쟁자로 의식하고 있을까? 우선 겉으로는 담담하다. 특히 구글의 경우 기존의 차량 적용부터 가격, 디자인까지 고려한 자동차 회사들의 개발과는 목적지가 다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타 회사들이 내심 긴장하는 것은 구글이나 애플의 기술력이 아니라, 그간 축적해온 '사람들의 일상 데이터'다. 당장 지메일 계정을 갖고 있는 세계 인구가 몇 명이나 될까? 그들이 여행 중 검색한 지도에서 드러난 주 이동하는 시간과 관심 있는 지역들은? 포털에 올린 무료 사진과 지역 정보 등은 지금 어떤 자동차 회사도 가지지 못한 무기다.
아직까지 자동차 센서는 덩치가 큰 동물이나 일반 자전거를 측정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반인이 쓸 수 있는 GPS는 오차 범위가 수m 씩 차이가 나는 형편이다. 구글은 기술만 갖춘다면 기존 포털 정보를 더해 오류의 범위를 낮출 수 있다. 지난해 7월, 전 포드 CEO(최고경영자)인 앨런 머럴리가 최근 구글에 입성했다. 그는 항공사부터 상용 자동차까지 고루 거친 공학 연구원 출신의 백전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