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중고차시장 훈풍 분다' 용인 기흥 AJ셀카옥션 가보니

'조용히 올라가는 금액, 예리해진 눈빛, 바빠지는 손들'
낮 기온이 20℃가 넘으며 봄기운이 느껴졌던 지난 13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기흥 IC 인근에 위치한 AJ셀카옥션의 경매장은 매물을 구입하기 위해 방문한 중고차 매매상인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AJ셀카옥션은 지난해 8월AJ렌터카의 중고차 매입 자회사 AJ셀카가 서울경매장을 인수합병 해 운영 중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 346만대…신차의 2배 규모=경매장 화면으로 15번째 매물 차량인 2012년식 기아자동차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쏘렌토R 2.2 디젤 2WD TLX 프리미엄이 주행거리 18만1100km, 시작가 1300만원으로 나오자 경매장 전면의 전광판으로 5만원씩 금액이 빠르게 올라갔다. 조용한 경매장에 '똑딱똑딱' 응찰 버튼을 눌르는 소리가 작게 들렸다. 매물에 관심이 없는 업자들은 다른 차량의 정보를 검토 중이었다.
전광판에 '신호등'이 켜졌다. 왼쪽부터 초록(입찰자 3명 이상)-노랑(2명)-빨강(1명) 순을 불빛들이 오가며 이내 빨강에 멈춰 섰다. 화면에 '낙찰'이라는 글자가 떴다. 낙찰 가격은 시작가보다 500만원 이상 높은 1820만원을 기록했다. 곳곳에서 짧은 탄식이 나왔다.
한국 중고차 시장은 지난해 346만8000여대가 거래되며 신차의 2배 시장 규모를 기록했다. AJ셀카옥션은 지난해 3만 여대의 중고차 매매를 성사시켰다. 올해는 목표 매매량인 4만5000대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의 여파와 침체된 경기 흐름 속에 불황을 맞았던 중고차 시장이 회복 중이고, 국내 중고차 시장이 큰 성장가능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날은 787대가 출품돼 56.2%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이날 경매 물량은 평균 출품 물량(800~900대)보다 다소 적었지만 올해 들어 출품량이 1000대가 넘는 때도 많아지고 있어 성장세가 감지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연간 30조 시장에서 10% 점유율 목표=AJ셀카 외에도 kt금호렌터카와현대글로비스(210,000원 ▼1,500 -0.71%)등 대기업들도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해 관련 사업에 나서왔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가 연간 30조원에 달하지만 기존 매매는 딜러 간, 소규모 업체 간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일각에서는 '레몬시장' 가능성을 지적해 왔다. 이에 대기업 계열의 중고차 업체들은 충분한 물량과 성능 점검 및 거래 간 투명한 정보 공유, 참여의 편리성을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 중이다.
물론 개인이 경매장을 통해 직접 차량을 구입할 수는 없지만 검증된 매물들이 딜러를 거쳐 실제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점은 중고차 매매의 위험을 낮출 것으로 보였다. AJ셀카옥션은 특히 업계 최초로 LPG(액화석유가스) 차량을 가솔린구조로 변경한 '구변차량'을 매매 물량으로 내놓고 있는데 주행거리 4만km 또는 주행 2년 간 품질보증을 하고 있어 평균 낙찰률은 95%에 달한다.

AJ셀카옥션 경매장은 개장 15년이라는 국내 중고차 경매장 중 최장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경매를 진행 중이다. 지난 15년 간 40만대 중고차가 거래됐다. 경매장의 768개 좌석은 단일경매장 최대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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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장 총 부지는 3만9670㎡로 경매장 건물 밖으로 마련된 여러 주차공간에 이날 매물로 나온 차량이 빼곡히 주차돼 있었다. 곳곳에서 주차된 차량의 이곳저곳을 살피고 열어보는 매매업자들이 많았다. 미리 연식과 주행거리, 사고유무 등의 정보가 제공돼 실사는 빠르게 이뤄졌다. 한 매매업자는 "경매장 성능점검이 뛰어나 외관만 보통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경매는 현장 참석을 통한 전산영상 경매로 진행됐다. 경매장 스크린으로는 미리 성능 점검 당시 촬영된 차량의 영상이 나왔다. 경매는 1시간당 180대 정도의 거래로 속도감 있게 이뤄졌다.
이날은 200곳 이상의 회원사가 경매장을 찾았다. AJ셀카는 서류심사를 거친 뒤 보증금과 월 회원비를 내는 중고매매업자 등에게 경매에 참여할 자격을 주며, 현재 회원사는 1000여개 정도다.
경매장 건물에는 중동 등의 아랍계 업자를 위한 기도실과 식사를 위한 구내식당 등도 운영 중이었다. 외국계 업자는 2000년 중반대 수출이 호황을 이뤘던 때 보다는 현재 엔저 현상 등으로 감소했지만 찾는 이들은 꾸준하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AJ셀카는 향후 2020년까지 33조원 규모로 성장할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재 현장 경매로 운영 중인 입찰 시스템을 온·오프라인과 모바일로 동시 구현한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15년 긴 역사로 낙후된 경매장 시설과 비좁은 차량 수용 공간을 늘릴 계획으로, 경기 남부권에 현재의 2배 이상 공간을 매입해 경매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전할 부지의 연간 수용 가능한 출품대수는 10만대로 예상돼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