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미국부터 중동까지…'슈퍼사이클' 진입한 일진전기 홍성공장

[르포]미국부터 중동까지…'슈퍼사이클' 진입한 일진전기 홍성공장

홍성(충남)=김도균 기자
2025.11.06 12:00
충남 홍성군 일진전기 공장 전경./사진제공=일진전기
충남 홍성군 일진전기 공장 전경./사진제공=일진전기

5일 오전 충남 홍성군 일진전기 변압기 1공장. 초대형 변압기에 '부싱'(고전압 전류가 외부로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절연체로 감싸는 부품)을 설치하기 위해 아파트 10층 높이의 노란 크레인이 육중한 팔을 천천히 움직인다. 높이만 아파트 4~5층을 훌쩍 넘는 거대한 몸체의 이 변압기는 무게 188톤의 초고압 제품으로 조만간 국내의 한 발전소로 납품될 예정이다.

국내 중견 전력기기 기업인 일진전기가 글로벌 변압기 '슈퍼사이클'의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해 증설을 마친 홍성공장은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밀려드는 주문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공장 내부에는 각국 고객사의 이름이 적힌 스티커가 줄지어 붙어 있었고 한쪽에서는 낙뢰 실험과 절연 시험 등 최종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김정찬 일진전기 발전기사업부장(상무)은 "세계 각국의 규정에 맞춘 실험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오전 충남 홍성군 일진전기 변압기 1공장. 실험중인 변압기의 모습./사진제공=일진전기
5일 오전 충남 홍성군 일진전기 변압기 1공장. 실험중인 변압기의 모습./사진제공=일진전기

1공장이 육중한 크레인과 시험장비의 기계음으로 가득했다면, 2공장은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초록색과 흰색 안전모를 쓴 네 명의 작업자가 망치로 두드리며 변압기 내부 코일을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었다. 2공장은 일진전기가 682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한 곳으로, 345~765kV(킬로볼트)급 초고압 제품을 생산하는 1공장과 달리 345kV급 미만 제품을 맡는다. 김 상무는 "초고압변압기의 경우 주문하는 대로 제작하는 시스템이라 자동화가 어려워 아직도 상당 부분 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증설의 효과로 최근 영국 데이터센터용 132kV 초고압 변압기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유럽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유럽은 국가 간 신규 송전망 구축과 노후 인프라 교체 수요가 맞물리며 성장세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에너지 효율 규제 강화와 탈탄소화 등 '친환경 전력' 전환 추세도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김 상무는 "유럽은 향후 5~10년간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영국을 시작으로 노르웨이 등 북유럽 시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 지역의 500kV 초고압 변압기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초고압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 일진전기는 기존에 동부 지역에 제품을 공급해왔으며, 이번 계약으로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500kV급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미국은 노후 전력망 교체와 데이터센터·전기차 산업 확대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2045년까지 청정에너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추가 수주 가능성이 크다.

중동에서도 수주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일진전기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32kV GIS(가스절연개폐장치)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맞물려 향후 친환경 인프라 수주도 늘어날 전망이다. 김 상무는 "기존 고객들의 추가 주문에 신규 고객사까지 확보하며 현재 2공장의 가동률이 80%에 육박한다"며 "앞으로도 수주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5일 오전 충남 홍성군 일진전기 변압기 1공장. 설명중인 김정찬 일진전기 변압기사업부장(상무)의 모습./사진제공=일진전기
5일 오전 충남 홍성군 일진전기 변압기 1공장. 설명중인 김정찬 일진전기 변압기사업부장(상무)의 모습./사진제공=일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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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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