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인공지능) 중심의 산업 대전환으로 노동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용정책의 초점을 기존 '고용 보호'에서 '고용능력 유지(Employability)'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한 'AI 시대 고용안정을 위한 해외 사례 및 정책 과제'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협은 향후 AI 시대 고용안정 방안 마련을 위해 세미나와 글로벌 대상 설문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보고서는 독일이 기존 '사후적 실업 대응'에서 '사전적 실업 예방' 중심으로 고용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 사례를 제시했다. '실업자' 중심이던 직업훈련 지원을 '재직자'까지 확대하는 예방적 정책이 핵심이다.
독일은 2019년 '역량강화기회보장법'을 시행해 연령이나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재직자가 AI 등 디지털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비와 임금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교육 기간에는 평균 임금의 60%를 임금 대체 수당으로 지급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일본은 '리스킬링(Reskilling)'과 신성장 산업으로의 '인력 재배치(Transform)'를 축으로 고용안정을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 국민의 AI 역량 강화를 목표로 국가 주도의 재교육 프로그램인 '스킬스퓨처(SkillsFuture)'와 직무 재설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산업 전반의 AI 전환으로 인한 고용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고용정책을 '고용능력 유지' 중심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직업능력 강화와 재정·지원금 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권 교수는 "융합형 직업훈련 체계를 구축하고 노사정 협력을 기반으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민내일배움카드(고용부)와 평생학습계좌제(교육부) 등 부처별 사업을 연계해 전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통합 학습계좌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원화된 고용안정사업과 직업능력개발사업 간 연계를 강화해 '고용 유지'가 '근로자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스웨덴이 노사정 협력을 통해 녹색 일자리 전환 지원 기금을 조성한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AI 기반 산업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고용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며 "민관 협력을 통한 맞춤형 직업교육 강화와 실효성 있는 재정지원 체계 재구축으로 산업 전환의 충격을 흡수하고 고용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