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기술이 공장과 물류센터를 넘어 테마파크와 호텔 등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공간으로 보폭을 넓힌다. 보스턴다이나믹스에서 분사한 로봇 스타트업이 엔터테인먼트·호스피탈리티 분야 공식 파트너로 나서면서 산업 현장 중심이던 로봇 사업의 활용 범위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로봇 스타트업 다이나믹 크리처스는 8일(현지시간) 비공개로 사업을 준비해온 스텔스 모드에서 벗어나 사업 내용과 투자자 등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다이나믹 크리처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에서 분사한 회사로 엔터테인먼트·호스피탈리티 분야 공식 파트너다.
다이나믹 크리처스는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캐릭터 로봇' 시장을 겨냥한다.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기존 애니매트로닉스와 달리 주변 상황과 사람을 인식하고 상대방에 맞춰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로봇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플랫폼을 활용한 캐릭터부터 고객사의 브랜드와 공간에 맞춘 맞춤형 로봇까지 개발한다. 이미 대형 테마파크·리테일 업체와 고객 대면형 캐릭터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로봇 플랫폼을 활용하면 수개월 내 투입할 수 있으며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임대 방식도 도입한다.
다이나믹 크리처스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현대차(384,500원 ▼3,500 -0.9%)그룹 로봇 연구 조직 출신 인력들이 포진했다.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테어만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냈다.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파보드 파시디안은 현대차그룹 산하 로보틱스·인공지능(AI) 연구소(RAI)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동작 제어 등을 연구했다.
특히 보스턴다이나믹스 창업자인 마크 레이버트가 개인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로버트 플레이터 전 보스턴다이나믹스 CEO는 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기관투자자로는 에니악 벤처스와 킨드레드 벤처스, 헬리아드, 선샤인 레이크, 블루그래스 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공개된 투자자 명단에 현대차그룹이나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보스턴다이나믹스에서 분사한 업체인 만큼 일정 지분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이나믹 크리처스는 자체 로봇 AI 플랫폼 '스노우제이(SnowJay)'도 개발했다. 로봇의 움직임과 인지, 행동을 통합해 주변 사람과 상황을 인식하고 몸짓과 음성 등으로 실시간 반응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사업 대상은 테마파크와 호텔·리조트·카지노·박물관·크루즈·공연장 등이다. 향후 명품 매장과 자동차 브랜드 체험공간까지 진출해 로봇이 방문객을 안내하거나 브랜드를 소개하고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그동안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물류 로봇 '스트레치' 등을 산업시설과 물류센터에 투입하며 B2B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다이나믹 크리처스의 본격적인 사업 개시로 기존 산업용 로봇 사업을 넘어 파트너사를 통해 일반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영역까지 로봇 활용처를 넓히게 됐다. 특히 자동차 브랜드 체험공간을 사업 영역으로 제시한 만큼 향후 현대차·기아(125,800원 ▼1,000 -0.79%)·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의 고객 접점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