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사업에서 종전자산평가 결과가 나오면 종종 이런 의문이 생긴다. "주변에서는 우리 집이 10억 원이라고 하는데 왜 종전자산평가액은 7억 원 정도로 나온 걸까?" 소유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부동산에서 들은 가격도 있고, 같은 동네에서 최근 거래된 가격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재개발사업에서 자신의 종전자산평가액을 확인하면 현재의 시세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이 '현재 시세', '종전자산평가액', '권리가액'을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세 가지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재개발은 오늘의 집값만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재개발사업에서는 기존 토지와 건축물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기초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종전자산평가다. 현행 도시정비법은 종전 토지 또는 건축물의 가격을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주변에서 10억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종전자산평가액도 반드시 10억 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시세와 종전자산평가는 기준시점부터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토지의 위치와 형상, 도로조건, 건축물의 상태와 이용상황 등 개별적인 요소도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같은 골목에 있는 비슷한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종전자산평가액이 서로 달라질 수 있다.
종전자산평가액과 권리가액도 다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주의해야 한다. 종전자산평가액과 권리가액 역시 같은 개념이 아니다. 실무상 권리가액은 통상 종전자산평가액에 사업의 비례율을 적용하여 산정한다. 비례율은 사업을 통해 예상되는 수입과 사업비, 전체 종전자산가액 등을 기초로 산정되므로 사업성이 달라지면 비례율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종전자산평가액이 7억 원이어도 그것이 새 아파트에 대한 권리가액이 7억 원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비례율이 적용되면 권리가액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내 부동산이 얼마로 평가되었는가"라는 질문과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내 권리가 얼마로 계산되는가"라는 질문은 구별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평가액보다 평가의 구조다
소유자라면 자신의 부동산이 높은 금액으로 평가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재개발사업에서 종전자산평가는 개별 부동산의 가격만을 결정하기 위한 절차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도 종전 토지 또는 건축물의 가격에 대한 평가가 조합원들 사이의 상대적 출자비율을 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결국 종전자산평가는 개별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동시에 수많은 조합원이 함께 참여하는 하나의 사업 안에서 각 조합원의 권리관계를 정하기 위한 기준이다. 따라서 평가액의 높고 낮음만을 보는 것보다 어떤 기준시점과 평가방법이 적용되었는지, 토지와 건축물의 개별적 특성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전체 사업의 평가구조 안에서 자신의 종전자산이 어떻게 평가되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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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보다 가격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보라
재개발에서는 수많은 숫자가 등장한다. 종전자산평가액, 권리가액, 비례율, 조합원 분양가, 추가분담금 등. 각각의 숫자만 보면 복잡하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내가 가지고 있던 재산이 새로운 아파트에 대한 권리로 어떻게 바뀌는가." 따라서 종전자산평가액이 현재의 시세와 차이가 난다고 해서 그 차이 자체만으로 평가가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먼저 어떤 기준시점으로 평가했는지, 어떤 평가방법이 적용되었는지, 그리고 비례율과 사업비 등 다른 요소들이 권리가액과 분담금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개발에서 숫자는 결과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숫자 안에는 감정평가와 비례율, 사업비와 분양수입, 그리고 수많은 조합원의 이해관계를 하나의 사업 안에서 조정하는 구조가 함께 들어 있다. 부동산의 가격은 시장이 말해주지만, 재개발에서의 권리는 사업 전체의 구조 속에서 계산된다. /글 법무법인 센트로 이희창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 재개발·재건축 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