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판법 개정안 "중견 이하 화장품업체에 불리"

방판법 개정안 "중견 이하 화장품업체에 불리"

이명진 기자
2011.03.09 08:03

오는 11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둔 방문판매법(이하 방판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화장품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이 발효되면 화장품 방판업체들은 후원방문판매로 분류돼 다양한 규제를 받게 되는데,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견 이하 기업 방문판매 조직이 상당히 위축될 전망이다.

◇ 수당 38% 상한-중소기업 방판직원들 이직 가능성

통상 화장품 방문판매조직 형태는 직영점과 대리점으로 나눌수 있다. 직영점은 회사가 판매인에게 판매를 위임하고 수수료를 주는 형태며, 대리점은 개인사업자 본인이 자본을 투자해 이윤을 남기는 형태다. 현재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은 대리점 형태며, 코리아나·한국화장품·한불화장품 등 중견기업은 주로 직영점 형태로 운영된다. 그 외 대부분의 영세업체와 신규진출기업도 직영점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개정안에 따라 기존 방문판매업체가 후원방문판매업체로 편입되면 방문판매원의 후원수당비율을 최대 38% 이하로 제한하게 되는데, 별도의 수익구조를 가진 대리점이 아닌 직영점 형태의 방문판매 조직에서는 화장품 방문판매원들의 수입이 종전보다 10% 이상 줄어들게 된다.

김태오 직접판매협회 부장은 "이런 과정에서 가뜩이나 수입이 크지 않은 방문판매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져 이직하는 직원도 늘어날 수 있어 중견 이하 기업의 조직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물론 중소영세업체들이 대기업처럼 대리점식 방판 방식으로 바꿀 가능성도 있지만, 막대한 추가비용이 발생해 그 또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내 화장품 방문판매원들의 월 평균 수입은 2010년 기준 150만 원선이며, 화장품 방판시장의 종사자는 약 20만 명인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 공제조합 의무가입 예치금 1억- 여유없는 영세업체 줄폐업 위기

개정안의 현금담보 공제조합 의무 가입 조항은 중소 방문판매 사업자에게는 큰 부담이다. 후원방문판매업체는 최대 3개월 매출의 40%(최소 1억 원)를 현금담보로 공제조합에 의무 예치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방문판매 업체마다 거액의 몫 돈을 예치해야 하는데 여윳돈이 없는 영세 방문판매 사업자(특약점·대리점) 중에선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매월 50% 이상을 소비자에게 판매했음을 입증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통화 녹음시스템 구축 등의 투자비용은 영세사업자에게 또 다른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 개정에 대해 화장품업계에선 고민이 깊다. 한국화장품 고위 관계자는 "방판법을 대비해 꾸준히 준비를 해왔으며 구체방안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개정안 시행을 대비해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협회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내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 방판 47년째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방문판매 비중이 32%에 달한다. 전체 화장품방판 시장에서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의 비중은 약 70% 정도로 알려져 있다. 화장품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은 2005년부터 방문판매를 해 왔고, 방판 매출은 화장품 매출 비중의 35%정도인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코리아나(1,783원 ▲29 +1.65%),한국화장품(43,400원 ▼1,200 -2.69%), 한불화장품 등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방판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개정안이 가져올 파장은 거세질 전망이다. 강희승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후죽순처럼 생기던 방판업체가 정리는 되겠지만 모든 업체가 규제의 대상인 만큼 영향이 클 것""라며 "대기업은 견딜만한 역량이 되겠지만 후발업체나 중소영세업체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