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회공헌 확대는 시대적 요구

[기고]사회공헌 확대는 시대적 요구

김명룡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장
2011.12.19 05:40

김명룡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장

포브스가 올 초 발표한 '2010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는 재산이 560억 달러로 멕시코의 카를르스 슬림 아메리카모빌회장(740억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7년 동안 포브스의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항상 1위 자리를 차지했던 게이츠였지만 올해는 자리를 내줬다. 이유는 그가 MS회장에서 물러난 뒤 자선재단을 설립해 말라리아 퇴치 등에 280억 달러를 기부했기 때문이다.

기부 선진국인 미국은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겨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처럼 개인기부가 기업기부보다 활성화돼 있다. 기업사회공헌촉진위원회(CECP)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183개 기업은 매출의 0.11%를, 포천 500대 기업의 상위 100개 기업 중 63개 기업은 매출의 0.09%를 사회에 기부했다.

우리나라 기업도 기부에 인색하지 않다. 지난달 열린 '국제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1'에서 비금융 상장기업의 2010년 평균 기부금은 8억37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평균 매출액 대비 0.12%수준으로 미국보다 높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기부가 얼어붙었다고 한다. 국내 유일 법정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국내 10대 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간 같은 액수를 기부했다. 매출은 매년 최고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기부는 4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전체 기부금 중 기업이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모금이 쉽지 않다고 한다. 사랑의 열매와 구세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결국 목표액을 낮추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KDI가 우리나라의 내년 GDP성장률을 6개월 전에 전망한 4.3%에서 3.8%로 하향조정했듯이 국내 경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국내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증가율이 둔화 추세에 접어들었고,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 더블딥 불안감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일수록 기업들은 기부 등 사회공헌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마케팅의 대부 필립 코틀러 박사는 자신의 저서 'CSR마케팅'에서 사회적 책임은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은 기업은 투자나 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고, 또 경쟁력도 떨어져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도 어렵다고 충고했다. 최근에는 수익을 넘어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나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도 뜨고 있다.

사회적으로 지탄받거나 환경에 해로운 기업을 투자자들이 투자 리스트에서 빼는 것을 넘어 사회공헌 기업을 적극적으로 찾아 장기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JP모간 글로벌리서치팀은 앞으로 10년내 임팩트 투자가 최대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나눔문화가 더욱 확산되기 위해서는 국민들 중 절반 이상이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의 모범적 기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기업은 사회공헌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이윤창출이 무엇보다 우선시될 수밖에 없지만 사회적 책임수행은 기업의 가치창출을 높이는 최고의 전략이다.

정부기업인 우체국도 매년 나눔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전국에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3700개 우체국 4만3000명이 '다사랑운동'을 통해 일정액을 기부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년소녀가장 장학금과 소아암어린이 치료비 지원 등 맞춤형 공익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매일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지역 실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집배원들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도와주고 있다.

자본주의 4.0의 저자이자 더 타임스의 경제에디터인 아나톨 칼레츠키는 빈곤층을 최대한 줄이고 기업들은 사회공헌을 늘리는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가 다가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업은 사회서비스나 교육·의료·주택문제 등 해결해야 할 영역이 확장돼 기업과 정부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라고 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확대는 더 이상 수단이 아니다. 시대적 요구로서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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