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려도 韓소비자는 계속 사… 10년 넘게 '점유율 90%'

영국계 기업이 만든 옥시크린이 10년 넘게 한국 표백제 시장에서 90%를 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독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옥시크린은 국내 경쟁사 제품의 2~3배에 달하는 비싼 판매가격을 고수해 소비자 선택권이 크게 제한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표백제 시장에서 옥시크린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옥시크린을 만드는 제조사 레킷앤벤키저의 한국 표백제 시장점유율은 2011년 94.3%, 2012년 93.1%에 이어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91.7%에 달했다. 반면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의 점유율은 올 상반기 5.0%에 그쳤고, 3위 CJ는 1.9%에 머물렀다.
세정제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영국계 레킷앤밴키저는 2001년 옥시크린으로 유명한 표백제기업 '옥시'를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옥시크린은 1984년 국내 최초 의류용 전문 표백제를 표방하며 등장한 이후 10년 넘게 점유율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은 이처럼 옥시크린에 편중된 기형 점유율이 독특한 유통구조 탓이라고 지적한다.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유통채널인 대형마트가 의도적으로 경쟁사 제품을 홀대해 옥시크린이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A마트의 경우, 판매 중인 전체 38개 표백제 중 29개 제품이 레킷앤밴키저의 옥시 시리즈다. 이에 반해 LG생활건강 제품은 2개(표백크린, 테크)를 내놓는데 그치고 있고, CJ 제품은 1개(비트)만 팔고 있다. 또 다른 B마트와 C마트도 표백제 코너는 사실상 옥시크린의 전유물이다. B마트는 LG생활건강이나 피죤 같은 경쟁사 제품은 아예 팔지 않고 있다. C마트도 CJ와 피죤 제품은 매대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들 3개 대형마트의 표백제 매출에서 옥시크린이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90%를 훌쩍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로는 표백제 납품 자체가 어려운 데다 납품이 가능하다고 해도 잘 보이지 않는 후미진 곳에 진열되기 일수"라며 "대형마트의 높은 진입장벽이 외국계기업 옥시크린의 독주를 보장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유통구조가 소비자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렇게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옥시크린은 가격을 경쟁제품보다 2~3배나 비싸게 받고 있다.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kg당 표백제 평균 가격(대형마트)은 레킷앤벤키저 제품의 경우 7000원대로 경쟁사인 CJ와 LG생활건강, 피죤 등의 평균 가격 인 2000~4000원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비쌌다.
전문가들은 "표백제는 가격 고하 여부를 떠나 소비자들이 오랜 기간 익숙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옥시크린이 이 같은 소비자 습성을 알고 가격을 천정부지로 높게 책정해도 소비자들은 이를 잘 구분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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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LG와 CJ 등 경쟁사 제품을 모두 취급했지만 옥시크린의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높아 이들 제품은 매출이 극도로 부진했다"고 밝혔다. 재고로 남을 제품을 굳이 판매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