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매일유업, 아이스크림 사업 '남몰래' 진출

[단독]매일유업, 아이스크림 사업 '남몰래' 진출

장시복 기자
2013.12.10 06:20

롯데百 건대점에 아이스크림 매장 '조용히' 오픈..소프트리·맥도날드 등 거래처 의식한듯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매일유업(11,140원 0%)이 독자적으로 아이스크림 전문점 사업에 진출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된다.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이 커피전문점 폴바셋에 이어 아이스크림 전문점 사업도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 10월부터 서울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 식품관에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1호 매장을 개장해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목장은 매일유업 계열 고급 유기농 우유 브랜드로 여기서 만든 원유로 고품격 아이스크림 전문점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매일유업 입장에서는 아이스크림 사업이 잘 되면 상하목장의 원유 매출도 함께 늘릴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신사업으로 통한다.

현재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매장에서는 2개 메뉴를 판매하며 고객 반응을 보고 있는데 앞으로 이곳 외에 매장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

◇아이스크림 인기 쑥쑥, 거래처 의식해 사업 진출은 '비공개'

그러나 매일유업은 이례적으로 아이스크림 단독 매장 진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사업을 벌이고 있다. 매일유업이 현재 소프트리와 모스버거 등에도 유기농 아이스크림 주재료인 고급 원유와 아이스크림 제조기계를 공급하고 있어, 앞으로 독자 추진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늘리면 이들 거래업체의 반발에 부딪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일유업은 지난해부터 자사 커피전문점인 폴바셋 20여개 매장에 이어 '벌집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소프트리(SOFTREE)에도 똑같은 상하목장 유기농 원유와 아이스크림 제조 기계를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계 햄버거 브랜드인 모스버거(MOS BURGER) 국내 전 매장에도 원유와 제조기계를 공급할 방침이다.

이중 폴바셋 외에 소프트리와 모스버거는 매일유업과 전혀 관계가 없는 외부 거래처로 앞으로 매일유업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늘어나면 자칫 경쟁관계로 돌변할 수 있다. 유기농 우유는 일반 우유와 달리 생산량이 한정돼 더더욱 그렇다. 이미 폴바셋과 소프트리의 아이스크림이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원유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매일유업은 맥도날드에도 소프트 아이스크림용 일반 원유를 납품하고 있다.

기존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하겐다즈나 배스킨라빈스(SPC그룹), 나뚜루(롯데리아), 콜드스톤(CJ푸드빌) 등의 견제를 의식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외부 홍보를 자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두 마리 토끼 잡는 고성장 사업, 김정완 회장이 직접 챙겨

그러나 매일유업의 아이스크림 사업은 김정완 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어 앞으로 사업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김 회장은 2006년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후 △만텐보시 △크리스탈제이드 △달 등 외식사업은 물론 지난 6월에는 엠즈씨드라는 비상장 독립법인을 내세워 커피전문점 폴바셋 사업도 활발하게 펴고 있다.

이번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사업도 엠즈씨드가 실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엠즈씨드 이사진에는 김 회장 외에 내년 1월 매일유업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는 김선희 사장 후보자도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어 엠즈씨드가 단 1호 매장을 내려고 아이스크림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관측이 높다.

이에 대해 엠즈씨드 석재원 대표는 "아직 아이스크림은 부수적 사업일 뿐이며 당분간 폴바셋 매장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한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기존 외식사업이 부진해 실적개선에 목마른 상태"라며 "엠즈씨드와 매일유업 실적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아이스크림 사업은 좋은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 대상도 아니어서 사업 전망이 훨씬 밝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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