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웃도어 '성과급 잔치'는 끝났다?

[기자수첩]아웃도어 '성과급 잔치'는 끝났다?

안정준 기자
2014.12.01 06:40

"올해 연말 성과급이요? 글쎄요, 받을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국내 A 아웃도어 의류업체 관계자는 올해도 직원들이 '사상 최대'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말끝을 흐렸다.

사실 지난해만해도 아웃도어 의류업계에는 쏠쏠한 '성과급 잔치'가 있었다.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 코오롱스포츠, K2등 국내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직원들은 평균 기본급의 200~300%를 성과급으로 챙겼다. 특히 블랙야크는 업계 최고수준인 기본급 1000% 안팎의 성과급을 각 직무별로 지급해 부러움을 샀다.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20% 성장하며 사상 최대인 6조9000억원을 달성한 결과였다.

올해도 아웃도어 의류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성장은 했지만 성장폭이 완연히 꺾였기 때문이다. 올해 아웃도어 시장은 전년대비 13% 정도 성장할 전망이다. 2011년 33.8%, 2012년 32.1%, 2014년 20%에 이어 이제 10%대 성장률로 주저 않았다.

B아웃도어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 겨울 다운재킷이 제대로 팔리지 않는다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미 아웃도어 의류업계는 다운재킷 신제품을 30% 할인해주는 행사까지 벌이고 있다. 시장은 커질만큼 커졌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으니 겨울도 오기 전에 할인행사부터 하는 것이다.

내년 초 지급 예정인 성과급 수준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웃도어 업계 모두가 행복했던 시절은 가고, 이제 살아남는 자가 있으면 사라지는 자도 있는 이른바 '치킨게임' 양상으로 업황이 치닫고 있다. 따라서 성과급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런 치킨게임의 결과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눈앞의 성과급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의 절정을 향해 가고 있는 만큼 이제 어떤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제 한국에서만 만족해선 안 된다. 미래 성장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해외시장에 집중하는 아웃도어 업체들을 우리는 눈여겨봐야 한다. 그런 기업만이 1년짜리 성과급을 주는 것 못지않게 10년, 20년을 직원들을 위해 투자하는 진정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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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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