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조원대 손실 논란 롯데 中사업 "신격호 회장이 결단"

[단독]1조원대 손실 논란 롯데 中사업 "신격호 회장이 결단"

오승주 기자, 김소연 기자
2015.10.27 03:36

2003년 中 외국인투자 확장되며 빠른 속도로 진출…"신동빈 회장 독단 결정 아냐"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왼쪽)과 신동빈 회장(가운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의 모습/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왼쪽)과 신동빈 회장(가운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의 모습/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1조원대 손실 논란을 빚으며 신동빈-동주 형제간 갈등의 핵심으로 부상한 롯데그룹 중국 투자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결단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2003년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확장되며 외국인 투자유치가 활성화되자 신 총괄회장이 롯데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서둘러 진출방안을 모색하고 주도적인 지휘를 한국 롯데에 주문한 것이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26일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2003년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로 바뀌면서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졌다"며 "당시 신 총괄회장이 중국에 다녀온 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중국 진출을 강하게 지시해 빠른 속도로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신 총괄회장이 정정했고 신동빈 회장은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라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중국진출 실패를 거론하는 것은 아버지 신 총괄회장을 욕되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회장은 1999년 세븐일레븐 코리아 대표이사 취임 이후 2000년 롯데닷컴 대표이사 부회장을 거쳐 2004년에야 롯데호텔 정책본부 본부장(부회장)을 맡으면서 그룹 전반의 경영계획에 나섰다. 롯데그룹이 중국 진출을 결정한 2003년에는 그룹 경영을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중국 진출을 결정한 이후 빠르게 움직였다. 그룹 내 중국 부동산개발사업을 전담하는 '월드팀'을 조직해 신 총괄회장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활동했다고 한다. 월드팀을 중심으로 노무라경영연구소 자문을 받아 중국 진출을 가속화해 2007년 롯데마트가 네덜란드계 중국기업 마크로사의 8개 점포를 인수하면서 중국 진출이 시작됐다. 이어 롯데백화점은 2008년 중국 은타이그룹과 합작해 베이징 1호점을 열었다. 2013년 중국 웨이하이점과 청두점, 지난해 5월 중국 선양점을 여는 등 현재 중국 내에서 백화점 5곳을 운영 중이다. 첫 진출한 베이징 1호점은 섣불리 뛰어든 댓가로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2013년 폐점했다.

한국 롯데가 중국 진출을 주도한 배경에는 일본 롯데그룹 사업부에 유통 전문기업이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당시 신 전 부회장의 미흡한 경영능력도 작용했다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일본 롯데는 1994년 중국 베이징에 ‘북경식품법인’을 설립해 껌과 과자 등을 생산했다. 후일 ‘롯데 차이나푸드’로 이름을 바꾼 롯데 중국 생산법인은 일본 롯데가 경영을 맡았다. 롯데 차이나푸드는 껌과 일본 롯데의 인기 과자 품목인 코알라(KOALA), 빼빼로 등을 만들었지만 경영 부진으로 2010년 한국 롯데제과가 경영권을 인수했다.

또 다른 롯데 관계자는 “롯데리아도 1990년대 베트남에 일본 롯데가 먼저 진출했지만 실적이 지지부진해 2003년 한국 롯데리아가 인수해 되살린 경험이 있다”며 “한국 롯데의 중국 진출 당시 신 총괄회장이 장남 신 전 부회장의 경영부실을 이유로 둘째 아들인 신동빈 회장을 파트너로 삼아 중국 백화점 사업 등을 밀어붙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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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증권부 김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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