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의 지점장이 10명 이상 고객에게 차 접대하는 '110 캠페인'… 업무과도·고객 인권침해 우려도

대기업 계열 전자제품 판매전문기업 A사가 지점장들에게 고객 '차(茶) 대접'을 주요 업무로 지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점장당 하루 수십 건씩 차대접을 해야 하는 업무가 과도한 데다 이를 촬영해 상부에 보고하는 체제로 운영돼 고객 인권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21일 이찬열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A사는 이달 1일 영업부문과 전국 지사장, 지점장들에게 '110 서비스 캠페인 전지점 시행'을 골자로 한 12월 영업 운영방향 공문을 발송했다.
110 서비스란 '1명의 지점장이 하루 10명 이상 고객에게 차를 대접하는 서비스'다. 회사는 이를 영업 중 지점장들이 반드시 실행해야 할 행동지침으로 정하고 내년에도 지속 운영하겠다고 명기했다.
이와 관련, 각 지점에서는 지점장들과 직원들의 고충이 속출하고 있다. 지점장들이 과도하게 '차 대접'에 매달려야 하고 지역별 지사장과 다수 지점장들이 들어가 있는 '카톡방' 등 메신저에 실적을 검증하기 위해 매번 고객과의 '인증샷'을 찍어서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 지점 직원은 "하루에 평균 30~40명의 고객에게 '차대접' '커피대접'을 하고, 그걸 카톡방에 올리느라 다른 중요한 업무를 보지 못한다. 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과 '차대접' 지시가 본부로부터 떨어졌는데 이를 검증할 방법이 없어 지점장들이 사진을 찍어서 일일이 지사장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직원은 보고 과정에서 고객 허락없이 사진을 찍고 수백 장에 달하는 사진을 보유·공유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들도 '사진찍기'에 따라다녀야 해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사적으로 직원들의 원성이 높지만 주요 추진업무로 지시가 떨어진 만큼 이를 무시할 수 있는 '강심장'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는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과 상담을 하고 개별적으로 차대접을 하는 것은 지금까지도 진행해온 일"이라며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좋은 실적을 낸 지점들이 있어 확대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 지점에서 과정상 과열된 부분이 있어 시정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