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싸들고 전국 공장 도는 中 따이공…코로나 확산에 국내 마스크 물량 동나

"한국산 K94 탐사 마스크 20개 8888위안(약 152만7935원)."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저장성 원저우에 거주하는 한 판매자가 올린 글이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1만5000명에 육박하며 한국산 마스크가 인기를 끌자 초고가에 상품을 올린 것이다. KF94 마스크는 평균 0.4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차단하는 마스크다.
◇'코로나 특수'…현금 가방 들고 공장 찾는 中 따이공=중국 현지에서 춘절 연휴로 공장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한국에서 마스크를 구하려는 중국 따이공(대리구매상)들이 전국의 마스크 생산 공장을 전전하고 있다.
A 마스크 공장 관계자는 "따이공들이 전국 공장을 돌아다니며 되는대로 물량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공장에도 재고가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공장에도 지난 주 목요일 따이공이 찾아왔지만 물량을 1개도 구하지 못한 채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중국은 세계 최대 수준의 마스크 생산 기술과 생산 공장을 보유했다. 하지만 춘절 연휴로 공장이 가동을 멈춘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가 우한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중국 자체 물량은 이미 동났고 한국, 태국, 베트남 등 주변국에서까지 중국인들이 물량을 구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도 따이공들이 통역을 담당할 조선족을 대동하고 전국의 마스크 공장을 돌고 있다. 이들은 현금을 가방에 싸들고 와서 1000만장, 그 이상까지도 구매할 수 있다며 물량만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마스크 공장은 기존 고객사에게 받은 발주량만도 2~3개월치가 넘어, 따이공에게 줄 수 있는 물량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마스크 원부자재 구할 수가 없어요" 도매가 가파르게 상승=중국 현지와 국내에서 마스크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마스크 가격이 오르는 중이다.
마스크 업체 관계자 B는 "마스크 부자재 중 필터는 국산을 써도 귀걸이나 사소한 부자재는 중국산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산 부자재 수급이 마비됐다"며 "원부자재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원가가 오르는데 마스크 업체들은 부자재 가격 상승을 제품가에 바로 반영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특수'를 맞아 따이공뿐 아니라 중국과 거래하는 국내 소상공인 셀러(판매자)들도 앞다퉈 마스크 물량 확보에 나섰다. 중국 거래처를 비롯해 베트남 거래처에서 적게는 수십 만장, 많게는 1억 장까지 구매하겠다는 요구가 들어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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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재고 부족으로 개당 300원~500원 가량이던 도매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공장에서 물건을 떼서 파는 중간도매상(셀러)들 사이에서는 이미 개당 1500원에도 물량을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매가가 소매가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한 국내 판매자는 "신종 코로나가 처음 확산 됐을 때는 마스크 도매단가가 300원 정도였지만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른다"며 "일주일 만에 800원, 1000원까지 오르더니 이제는 1500원에도 물량을 구하기 어렵고 2000원대까지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마스크 공장 초비상…"물량 부족 계속될 것"=전국의 마스크 공장은 불철주야 생산에 돌입했다. 국내 마스크 공장 대부분이 미세먼지 성수기(3~5월)인 봄을 앞두고 상당한 재고를 보유했지만 성수기 물량은 이미 동났고, 재고는 없는데 발주 물량만 수 천 만장~1억장 가까이 쌓였다.
마스크와 무관한 부서 직원들도 생산 지원에 투입됐고 마스크 공장 직원들조차 물량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 마스크 업체 측은 국내 수요도 많지만 인구가 많은 중국에서 마스크 수요가 폭발하고 있어, 당분간 물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 C는 "기존 고객사 외에도 정부를 비롯해 식약처, 중국 지방정부와 병원에서도 마스크를 확보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며 "따이공뿐 아니라 국내 소상공인과 심지어 일반 소비자들까지 공장으로 직접 찾아와 마스크를 줄 수 있냐고 문의한다"고 말했다.
KF94, KF80 등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는 의약외품으로 제품의 생산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 식약처에서 제품 허가를 받을 때 A사의 필터를 사용했다면 중간에 다른 회사의 필터로 바꾸는 것은 불법이다. 때문에 기존 필터 수급에 차질이 생긴다고 해서 다른 부자재를 쓸 수는 없다. 부자재를 다른 제품을 쓰려면 식약처에서 제품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 약 1~2개월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