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창고'에서 '최첨단 유통인프라'로...물류센터의 경제학②

물류센터가 똑똑해지고 있다. 과거 어둡고 퀘퀘한 창고 속에 제품을 가장 효율적으로 많이 쌓기만 하던 곳이었지만 최근 물류센터는 AI(인공지능) 딥러닝, 3D 이미지, 로봇 기술까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거대한 자동화 시설이 됐다. e커머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물품을 빠르게 배송하기 위해 물류센터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1일 국토물류정보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 물류창고업으로 등록한 곳의 개수는 4634개에 이른다. 이중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신규로 등록한 물류창고가 843개로 1년 반 사이 18%가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고, e커머스 배송을 위한 물류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1만㎡ 이상의 대형 물류센터, 최첨단 시설이 집약된 풀필먼트 센터 등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물류업계와 e커머스업계의 핫 키워드는 풀필먼트 센터다. 풀필먼트 센터는 고객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 정보를 기반으로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피킹해 포장, 라벨링, 배송까지 모든 활동을 수행하는 센터를 뜻한다. 지난 2006년 아마존이 FBA(풀필먼트 바이 아마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유통업계에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이 지난 2019년 고양 물류센터를 풀필먼트센터로 구축하면서 본격 도입됐다. 인천, 덕평, 대구, 동탄 등에도 쿠팡의 메가풀필먼트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후 이베이코리아, SSG닷컴 등 e커머스 업계와 CJ대한통운 등 택배업계가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쿠팡 '로켓배송'이 등장하기 전 물류센터는 제조업체들이 생산기지 중심으로 제품을 보관하는 기능에 충실한 '창고' 역할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제품을 많이 보관, 적재하고 대리점 등으로 출고하기 용이한 형태가 중요했다. 익일 배송, 당일 배송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제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물류센터 기능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예컨대 쿠팡 로켓배송의 경우 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주문량을 예측해 제품을 입고, 적재하고 제품 입고 위치와 동선, 포장까지 최적의 동선으로 진행한다. 이후 배송 순서에 따른 배송차량 진열까지 모두 시스템화해 자동으로 처리하게 된다. 이를 통해 고객이 주문하는 즉시 상품을 피킹, 포장, 배송 단계가 이뤄져 빠르면 주문 후 수시간 내에 제품을 받아 볼 수 있게 된다.
e커머스업계에서 풀필먼트 센터가 중요해진 것은 빠른 배송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주문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셀러(판매자)가 직접 재고를 관리하고 물류 작업을 하는데 한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커머스 업체들이 재고관리, 포장, 배송까지 서비스를 대행하며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수요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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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이베이코리아, SSG닷컴 등 e커머스 업계에서 시작된 물류센터의 진화는 택배업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e커머스 업계 3강 중 하나인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CJ대한통운은 곤지암메가허브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어 경기도군포에도 6월 풀필먼트센터를 구축, 가동을 시작했고 오는 8월에는 경기도 용인에 냉장, 냉동 등 저온제품에 특화된 콜드체인 풀필먼트 센터를 열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충북 진천에 18만4000㎡ 허브터미널을 건설하는데 풀필먼트센터를 함께 구축한다. 하루 150만건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터미널이다. 진천풀필먼트센터가 구축되면 롯데그룹의 e커머스 사업인 롯데온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한진도 대전터미널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풀필먼트 센터는 시작 단계이지만 e커머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단기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풀필먼트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물류 인프라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