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라벨' 오류로 수출 금지 사례 속출...수출 규제 강화 흐름
삼양식품 포장 도안 AI 자동 검수 "오류 사전 차단"
오뚜기·농심도 AI 품질관리 확산…라면수출 증가 속 규제 리스크 중요도↑

국내 라면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글로벌 수출길의 복병으로 꼽히는 '표시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글로벌 식품 표시 규제가 국가별로 제각각인데다,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포장지 라벨 오류 하나가 수출 전선에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을 수출하는 삼양식품(1,116,000원 ▲63,000 +5.98%)은 최근 AI 기반 도안 검토 솔루션을 도입해 식품 패키지 자동 검수 체계를 구축했다.
AI 광학문자인식(OCR)과 비교분석 기술로 포장 도안 문구를 자동 검증해 오탈자와 오언어 작성, 문구 누락, 번역 불일치 등 사람이 놓치기 쉬운 오류를 걸러낸다. 이 기술은 다국어와 특수 언어 검토도 가능하다. 삼양식품은 이를 통해 통관 오류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수출국 규정에 맞는 도안을 제작해 글로벌 리스크 대응 수준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삼양식품은 또 국가별 식품안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매일 해외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대상은 식품안전 뉴스, 법규 체크리스트, 정책공지 등의 정보들로 지난해 확보한 정보 건수는 전년 대비 40% 늘어난 3만7475건을 기록했다. 여기에 품질공정 고도화로 공장별 품질 이슈를 개선해 '클레임 PPM(제품 100만개당 클레임 건수)'을 전년 대비 21% 낮췄다. 라벨링 법규 위반도 3년 연속 0건을 유지했다.

이번 시스템 도입의 주요 목표는 날로 높아지는 글로벌 규제 장벽 대응이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9억3540만달러(약 1조384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수출 규모가 성장할수록 표시 규제를 정확히 따라잡는 역량이 실적을 좌우할 변수가 될 수 있다.
실제 지난달 말 이탈리아 당국은 식품 라벨 표기 규정 위반을 이유로 한국산 면류 5115㎏ 상당을 전량 압류한 바 있다. 제품 내 실제 함유된 첨가물을 표기하지 않았거나 실제로는 포함되지 않은 성분을 오기하는 등 현지 조항을 위반했단 것이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포장 전면에 나트륨·첨가당 등 함량을 의무 표시하는 규정을 마련 중이다.
농심(349,000원 0%)은 머신러닝 기반 식품안전정보 관리 시스템 'SIMSON(Safety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Of Nongshim)'을 자체 구축해 국내외 위해정보를 연 1만6135건 규모로 자동 수집·분석 중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외 식품 안전 위험정보 등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서다.
독자들의 PICK!
지난해엔 AI와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를 고객상담 전반에 도입해 VOC(고객의 소리)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클레임·품질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는 '위험 조기 발견 시스템'도 마련했다.
오뚜기(308,500원 ▲2,000 +0.65%)는 최대 생산기지인 대풍공장에서 AI 검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스마트팩토리 기반의 이 공장에서는 표준 견본과 실제 입고된 포장재를 AI로 비교·분석해 인쇄·디자인 오류를 걸러낸다. 또 표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표시 기준 교육을 담은 '오뚜기 품질 아카데미'를 2024년부터 관계사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까지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규모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인 만큼 각국 규제에 빠르게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