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보러 왔다가 공부방 산다"…가을맞이 가구업계 '통째로' 승부

"책상 보러 왔다가 공부방 산다"…가을맞이 가구업계 '통째로' 승부

이병권 기자
2026.09.0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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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파는 가구업계/그래픽=김현정
공간을 파는 가구업계/그래픽=김현정

가을 이사·결혼과 신학기 시즌을 맞은 가구업계가 단품 판매를 넘어 공간을 통째로 제안하는 '패키지' 경쟁에 힘을 싣고 있다. 책장과 수납장을 함께 구성해 공부방을, 침대와 수납가구를 묶어 침실 전체를 꾸미는 식으로 한 명당 구매 품목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2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까사 까사미아의 서재 가구 '아크'는 최근 2주간 매출이 출시 초기인 직전 2주보다 약 75% 늘었다. 지난 7월 하순 출시한 아크는 책상과 책장, 수납장 등을 조합해 서재 공간 전체를 도서관처럼 꾸밀 수 있는 제품이다.

이같은 공간 패키지 경쟁은 신학기를 시작한 학생방에서 두드러진다. 현대리바트(6,010원 ▼30 -0.5%)는 공간 맞춤형 패키지 '더 룸(THE ROOM)'을 통해 초등학생 방을 '미니도서관', 중·고등학생 방을 '스터디카페'로 꾸미는 방식을 제안한다. 미니도서관에는 소파부스와 계단 책장·책상·옷장·벙커침대를 함께 구성하고 스터디카페에는 카페 벤치와 이동형 테이블·슬라이딩 침대를 배치하는 식이다.

까사미아도 가을 신학기와 인테리어 시즌을 맞아 학생방과 서재 가구를 강화했다. '브루노' 시리즈에 모듈형 선반장을 추가해 기존 책상과 함께 '토털 서재'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고 모션데스크 '뉴 리브로'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높이 조절 기능을 넣어 활용도를 높였다.

한샘의 학생방 가구 '조이S2' /사진제공=한샘
한샘의 학생방 가구 '조이S2' /사진제공=한샘

학생방 수요는 판매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한샘(37,750원 ▼650 -1.69%)의 학생방 가구 '조이S2'와 '조이A' 시리즈는 올해 신학기 수요가 몰린 시기 합산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172% 늘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독서·학습할 수 있도록 거실 공간을 꾸미는 '리브업 모션테이블'도 같은 기간 매출이 78% 증가했다.

공간 단위 판매는 학생방을 넘어 거실과 침실, 주방 등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가구업계는 아파트 도면을 바탕으로 가구를 가상 배치해볼 수 있는 3D 공간 컨설팅 등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인다. 구매 전에 집 구조에 맞춰 여러 가구들의 배치와 조합을 미리 확인하고 공간 전체를 꾸밀 수 있다.

가구업황 부진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올해 상반기 한샘 매출은 81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감소했고 현대리바트도 14% 줄어든 7291억원을 기록했다. 이사·혼수·신학기 등 확실한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패키지 판매를 확대해 고객 한 명당 구매 품목과 금액을 늘려야한다는 계산이다.

본격적인 가을 성수기를 맞아 업계는 '큰손' 잡기에 나섰다. 현대리바트는 이달 30일까지 '리듬페스타'를 열고 소파·리클라이너·침대·매트리스 등의 구매액이 2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커질수록 추가 할인율을 3%에서 10%까지 높인다. 침실·리빙·수납 등 공간별 할인 행사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한샘도 이달 키친·바스·수납·창호 등 4개 품목을 패키지로 구매하면 구매액에 따라 최대 500만원 상당의 제품을 제공한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구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만큼 한정된 고객을 두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단품보다 공간 단위로 제품을 제안하면 연계 구매를 통해 고객을 묶는 효과가 있어서 업체들도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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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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