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연금' 퇴직연금
근로자의 노후보장을 위해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지 13년. 하지만 여전히 퇴직연금은 연금이 아니라 퇴직금으로 취급되며 국민연금을 보완하는 노후소득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100명 중 2명만 연금으로 받는 ‘무늬만 퇴직연금’의 문제와 원인, 대안을 살펴봤다.
근로자의 노후보장을 위해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지 13년. 하지만 여전히 퇴직연금은 연금이 아니라 퇴직금으로 취급되며 국민연금을 보완하는 노후소득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100명 중 2명만 연금으로 받는 ‘무늬만 퇴직연금’의 문제와 원인, 대안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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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차 직장인 박진식씨(가명·40세)는 최근 퇴직급여를 중도인출해 집 사는데 보탰다. 적립액이 거의 바닥 나 훗날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이 거의 없지만 아쉬움은 전혀 없다. 퇴직급여를 인출해 구입한 주택 가격이 퇴직연금 수익률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올랐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연금으로 받는 비율 1.9%=국민연금과 함께 직장인의 대표적인 노후대비 금융상품인 퇴직연금이 ‘무늬만 연금’으로 전락할 위기다.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받는 사람은 가입자 100명 중 2명도 안 된다. 나머지는 퇴직급여를 중도인출해 쓰고 퇴직 때 남은 ‘쥐꼬리’ 적립액은 일시금으로 받아 자녀 교육비나 결혼자금, 투자자금 등에 써버린다. 퇴직연금제도는 급격한 노령인구 증가로 은퇴 후 노후소득 보장이 중요해지자 2005년에 연금 기능을 강화해 기존의 퇴직금제도를 바꾼 것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국민연금(공적연금)을 1층으로 하고 기업이 보장하는 퇴직연금(기업연금)을 2층, 개인이 직접 준비하는 개인연금을 3층
정부는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받도록 유도하기 위해 55세 이후 10년 이상 분할수령하면 일시금으로 받을 때보다 세금을 덜 내도록 했다. 그럼에도 퇴직연금 가입자 대다수가 일시금 수령을 선택하는 이유는 세금 차이가 미미해 소액씩 장기간에 걸쳐 나눠받는 데 따른 혜택을 느끼지 못해서다. 퇴직연금 중도인출이 쉬워 적립규모가 분할해 받을 만큼 충분히 쌓이지 않는다는 점도 이유로 지적된다. 적립금이 적다 보니 부과되는 세금도 적어 일시금으로 수령해도 분할해서 받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의 연금기능을 회복하려면 충분한 연금자산이 형성되도록 중도인출 제한을 강화하고 연금 수령시 세제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퇴직연금 분할수령해도 절세효과 미미=퇴직연금을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소득세의 30%가 감면되지만 전체 적립금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일시금과 분할수령의 과세 차이는 통상 2% 수준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를, 연금으로
선진국은 강력한 세제혜택으로 퇴직연금 분할 수령이 일반적이다.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하거나 일시금으로 수령할 경우 세금폭탄을 맞게 된다. 연금강국인 호주도 1990년대엔 퇴직연금 일시금 수령이 80%에 달할 정도로 일시금 선호도가 높았다. 주택 구입, 분할 수령과 비교해 별 차이 없는 세제 등이 일시금 수령의 요인이었다. 이에 호주 정부는 1989년부터 2007년까지 일정액 이상의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수령할 경우 초과금액에 대해 최고세율로 과세해 일시금 인출을 억제하는 적정급여한도제(Resonable benefit limit)를 시행했다. 이 결과 일시금 수령자 비중은 1990년대 80% 수준에서 2005년엔 60%, 20015년엔 50%로 감소했다. 연금 수령자 비중은 2005년 40%에서 2015년 50% 수준으로 증가했다. 호주 정부는 이후 퇴직연금을 60세까지 유지할 경우 일시금으로 받든, 연금으로 받든 비과세하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60세 이전에 일시금으로 받으면 4
"퇴직하면 어떻게 먹고 살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면서 퇴직을 앞둔 은퇴준비자들의 고민도 깊다. 노인이 늘어나는 속도는 빠른데 노후소득 보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노후빈곤율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 노인의 절반가량이 가난한 상태에 내몰리는 노후빈곤이 현실화하고 있다. ◇초고속 '노인의 나라', 노후 대비는 초저속=2015년 기준 국내 5가구 중 1가구는 가구주의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다. 특히 고령자 가구 중 32.9%는 1인 가구다. 고령자 1인 가구수는 122만3000가구로 전체의 6.4%에 해당한다. 고령자 가구 비중은 2035년에 40.5%로 현재보다 두 배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초고속 고령화에 비해 노후 대비는 더디다 보니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2012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49.5%다. 빈곤율은 소득이 중위소득(전체의 중간에 해당하는 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퇴직소득세는 퇴직연금 액수와 근속연수 2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퇴직연금은 일시금으로 받아도 다양한 공제가 적용돼 퇴직소득세의 실효세율(퇴직소득세÷퇴직연금)은 월급 1000만원 이하의 일반적인 직장인의 경우 5% 내외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퇴직소득세는 2015년까지는 퇴직연금 액수에 상관없이 누구나 퇴직금의 40%는 세금을 내지 않는 공제를 받았다. 여기에 근속연수에 따라 일정 금액을 다시 소득공제한 후 세금을 계산했다. 그런데 2016년부터 고소득자나 명예퇴직금 등 목돈을 받는 근로자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는 누진체계가 적용돼 40% 정률공제가 폐지되고 급여수준에 따라 35~100%만큼 차등해 소득공제하는 '환산급여공제'가 도입됐다. 퇴직소득세를 계산할 땐 연분연승법을 쓰는데 이 역시 2016년부터 달라졌다. 연분연승법이란 장기간에 발생한 소득을 일시에 받을 경우 한 해 동안 발생하는 소득으로 잡혀 최고세율이 적용돼 과도한 세금을 물게 되는 사태를 피하려 사용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