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피
미국-이란전으로 이달들어 코스피지수가 하루 10% 안팎으로 급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낙폭이 크다. 단기간에 쉼없이 빠르게 오른 탓에 조정 폭이 클 수밖에 없다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변동성에 투자자 불안이 커진다. 도박장을 방불케 하는 수익률, 손실률은 장투 보다 단타 선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증시만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치명적 약점이기도 하다.
미국-이란전으로 이달들어 코스피지수가 하루 10% 안팎으로 급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낙폭이 크다. 단기간에 쉼없이 빠르게 오른 탓에 조정 폭이 클 수밖에 없다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변동성에 투자자 불안이 커진다. 도박장을 방불케 하는 수익률, 손실률은 장투 보다 단타 선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증시만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치명적 약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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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로 국내 증시가 최근 심각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코스피의 외부 변수 취약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이드카는 물론이고 서킷브레이커 등 주가 급등락 완화 장치들이 수시로 발동되는 상황이 시장 신뢰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들어 코스피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변동성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발 중동 정세 악화 이후 3월3일과 3월4일 2거래일 동안 19%가 넘게 코스피가 하락했다. 5일과 6일에 다시 10%가량 상승했다가 9일과 10일 번갈아 가며 6%대 하락과 5%대 상승을 보여줬다.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 해당 6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는 두 번의 서킷브레이커와 5번의 매도 및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단기간에 이렇게 잦은 증시 변동성 완화장치 발동은 흔치 않다. 불과 8개월여만에 지수가 두배 가량 상승했지만 하방이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 이슈가 복합적으로 발생한 점이 이 같은 널뛰기 장세를 유발한다고 금투업계 전문가들은 본다.
국내 증시의 극단적인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틀 만에 20% 가까이 빠진 후 10% 가까이 급등했던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급등락 중이다. 시장 불안과 변동성 수준을 나타내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한 달째 '위기' 수준으로 여겨지는 40포인트를 웃돌고 지난 4일엔 사상 최고치인 80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투기적 수요가 늘어나면서 VKOSPI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VKOSPI지수는 66. 86으로 마감했다. 지난 4일 80. 37(종가)를 기록하는 등 지난주 내내 60을 웃돈 데 이어 이번주에도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란전 발발 이전에도 올해 내내 VKOSPI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22였던 VKOSPI는 지난 1월 평균으로 34. 5, 2월 평균은 47. 1까지 올랐다. VKOSPI는 코스피200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되는 한국형 변동성지수로 '공포지수'로도 불린다. 보통 20까지는 시장 심리가 안정적인 상황을 의미하고, 20~30은 다소 높아진 변동성, 30~40은 불안, 40이상은 패닉 수준으로 여겨진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코스피시장 주식회전율도 높아지고 있다. 주식이 급등락하면서 단기 수익을 노리는 단타 매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부동산 대신 주식이 국민들의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변동성을 줄이고 장기 투자가 선호되는 투자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들어 9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41조6000억원으로 지난달 기록한 일평균 거래대금 32조2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12% 넘게 하락한 4일에는 62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거래가 늘어나면서 코스피 회전율도 크게 상승 중이다. 3월 들어 일평균 코스피 회전율은 2. 2%로 지난달(1. 7%) 대비 높아졌다. 회전율은 일정기간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높을수록 주식 손바뀜이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다. 거래량,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회전율이 높아지는 것은 단타가 늘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튜버 침착맨(본명 이병건·필명 이말년)은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일 때 주식을 매도했다가 최근 21만원대일 때 다시 매수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침착맨이 삼성전자를 매수한 후 주가는 하락해 10일 기준 18만7900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고점에 주식을 샀다가 현재 손해를 보고 있는 개인투자자는 침착맨 뿐만이 아니다. 코스피 5000피 이후 포모(FOMO) 현상이 심해지면서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급증했으나, 최근 이란 전쟁으로 코스피는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1월27일(종가 5084. 85) 코스피가 종가 기준 5000을 돌파하기 전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4조5110억원 순매도했으나, 이후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27일부터 이란 전쟁이 터지기 전인 지난달 27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8조143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가 급등락하는 상황 속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13조43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란 전쟁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매일 5% 이상 급등락하는 현상이 반복되자 마치 베팅하듯이 레버리지와 인버스에 번갈아 투자하고 있다. 10일 코스콤ETF체크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1주일간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레버리지로, 순매수액 7959억원을 기록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의 일일등락률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 2위와 3위 ETF도 레버리지 상품이다. 2위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순매수액 6269억원), 3위는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2553억원)다. 박윤철 iM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다 보니 우량주를 보유하기보다는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를 사면서 시장 흐름에 베팅해 이익을 얻으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특히 국내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레버리지 ETF 상품 자체가 인기가 많았고 이들은 위험손실을 감수하는 성향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