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제2의 김창민은 막아야 한다④

김창민 감독 사망 사건은 단순한 폭력 사건을 넘어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만 남겨지면서 가장이 사망할 경우 돌봄이 단절될 수 있는 현실적 문제점이 거론된다. 느리게 성장하는 발달장애인을 보듬어줄 수 있는 사회가 선진사회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적·자폐성 장애를 포함하는 발달장애인은 2023년 기준 26만7206명으로 집계됐다.
적지 않은 발달장애인의 돌봄은 여전히 '가족 책임'이다. 발달장애 아동을 키우는 가정은 돌봄과 생계를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실제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는 주 제공자는 △배우자(37.8%) △부모(21.2%) △자녀(18.5%) 등 가족이 82.1%를 차지한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가족 의존도가 더 높다. 지적장애인의 경우 부모의 도움 비율이 74.1%, 자폐성 장애인은 90.4%에 달했다. 이런 구조 때문에 보호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돌봄을 중단할 경우 남겨진 가족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정부도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2023년 4월부터 '발달장애인 긴급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지난해 본사업으로 전환했다. 이 서비스는 보호자가 긴급 상황에 처했을 때 지정된 시설에 최대 7일까지 돌봄을 신청할 수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원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해당 서비스는 만 6세 이상 65세 미만 등록 발달장애인만 해당된다. 또 △보호자의 입원·치료 △심리적 소진 △재난 등 긴급 상황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이용 기간이 최대 7일로 제한된 점이나 시설이 전국에 34곳에 그친다는 점에서 수요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발달장애인 수를 고려하면 시설과 인력이 부족하다"며 "긴급 돌봄은 수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서비스 확대를 넘어 교육 이후 자립까지 포함한 전인적 국가 돌봄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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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요국처럼 지원 수준을 높일 필요성이 제기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호주는 2016년 전국민이 참여하는 조세 기반 국민 장애인보험 제도(NDIS)를 도입했다. 2022년 기준 약 53만5000명을 지원하며 연간 286억 호주달러(약 26조원)를 투입하고 있다. 1인당 5000만원 가량 지원하는 셈이다.
미국은 주 정부 차원에서 발달장애 치료와 가족 지원을 폭넓게 보장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연령과 이용 기간 제한없이 1인당 연간 최대 5만6000달러 규모의 재활치료와 의료, 가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국내의 발달 재활서비스 지원 한도는 2009년 도입 당시 월 22만원에서 2023년 30만원으로 소폭 오른 수준이다.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과제로 꼽힌다. 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의 입학·전학 과정에서의 차별 경험은 △초등학교 34.3% △어린이집·유치원 32.4% △중학교 31.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학교 밖 상황도 다르지 않다. 보험 계약(31.7%)이나 취업 과정(28.3%), 직장 내 임금 차별(14.5%) 등 일상 전반에서 차별 경험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활동 진입 자체도 쉽지 않다. 15세 이상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8.8%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국가적 지원을 확대해 가족에 의존하는 돌봄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발달장애 돌봄을 가족에 맡기는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고 관련 인력과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며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병행되는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 아동들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장소가 학교"라며 "학교에서부터 경험있는 교사를 섭외하는 등 통합돌봄 형식으로 인식 개선을 출발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