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퇴임할 당시 브라질 국민의 지지율은 90%에 육박했다.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룰라는 어떤 인물이며, 어떤 업적을 남겼기에 브라질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은 것일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한 룰라는 어릴 때부터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다. 14살에 선반공으로 취업했다가 왼손 새끼손가락을 잃어버리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던 중 섬유공장 노동자로 일하던 첫 번째 부인이 회사 측의 무관심속에 간염으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다. 슬픔과 분노에 잠겨있던 룰라는 브라질의 노동자, 빈민층이 처한 암울한 현실에 눈을 뜨고 노동운동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룰라는 열성적인 활동을 통해 조합원 10만 명의 브라질 철강노조 위원장에 당선된다. 그가 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브라질 철강노조는 정부와 사용자를 대상으로 강력한 투쟁을 전개했고, 여러 차례에 걸쳐 투옥된다. 1986년, 군사정부가 물러나고 실시된 선거에서 룰라는 최고의 득표를 기록하며 하원의원에 당선된다. 세 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2002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는 브라질 사상 최초로 노동자 계급에서 당선된 좌파 대통령이다.
룰라가 대통령으로 재임한 8년 동안 브라질에는 기적과 같은 놀라운 변화가 생겨났다. 그는 1억9천만 명의 브라질 인구 중 빈곤층에 해당되는 4분의 1의 가구를 대상으로 획기적인 복지제도를 시행했다.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룰라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게 모든 정책의 최우선"이라고 말하며 강력하게 추진해 나갔다. 빈민들에 대한 식량 무상제공,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등의 정책이 집행되자 이를 발판으로 2100만 명이 빈곤에서 탈피했고, 3600만 명이 중산층으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중산층이 두터워지자 소비가 늘어났으며, 기업의 생산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집권 초기 12%에 달했던 물가 상승률은 4%대로 떨어졌고, 8년간 실질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7.5%를 기록했다. 취임 초 170억 달러에 불과했던 외환보유고는 2000억 달러를 넘어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전환됐다. 브라질은 현재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이 모두가 룰라 재임 기간에 만들어진 기록들이다. 룰라는 불황과 빈곤에 빠진 브라질 경제를 일으키며 살아있는 전 세계인들에게 위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룰라가 브라질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기까지에는 많은 고난이 뒤따랐다.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가슴속에 지니고 있던 강렬한 소망의 힘이었다. 그의 소망은 하루 1달러로 살아가는 4천만 빈민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 브라질 엘리트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선반 노동자가 보여주는 것이었다. 실의와 좌절에 빠질 때마다 룰라는 더욱 강하게 소망했고, 자신이 품어 온 소망을 멋지게 실현시켰다.
그래서 브라질 국민들은 "룰라는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준 사람"이라고 말한다. 어찌 브라질 사람들뿐이겠는가. 룰라는 전 세계인에게도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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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다. 힘든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누가 되든 룰라처럼 경제를 확 부흥시키긴 힘들 것이다. 대신 힘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보다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다는 희망만큼은 꼭 심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도자란 희망을 파는 상인"이라는 나폴레옹의 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