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콘텐츠 상생협력지원센터'가 기대되는 이유

[기고]'디지털콘텐츠 상생협력지원센터'가 기대되는 이유

곽영은 디지털콘텐츠상생협력지원센터 변호사
2015.11.02 03:10

컴퓨터프로그램 제작 업체인 A사 대표가 급하게 DC상생협력센터에 법률 자문신청을 한 적이 있다.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했는데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A업체는 몇 해 전 B업체와 프로그램제작계약을 체결하고 B업체에 납품했다. 당시 계약서에는 "모든 저작권은 B업체에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이후 A업체가 C업체에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납품했고, B업체는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취지로 A업체를 고소했다.

A업체 대표는 계약 당시에는 이 조항이 문제가 될지 모르고 무심코 사인을 해줬다고 한다. A업체 대표는 "얼마 되지도 않는 대금으로 2차 저작물 작성권까지 B사에게 있다고 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자문 후 본건은 다행히 '혐의없음' 처분을 받아 잘 마무리가 됐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는 비단 A업체 대표만 겪는 일은 아니다. 컴퓨터프로그램, 앱(애플리케이션) 등의 거래가 이뤄지는 디지털콘텐츠시장에서는 열위에 있는 사업자가 저작권에 대한 권리를 포괄적으로 양도했다가 고충을 겪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디지털콘텐츠 시장에서 사업자가 겪는 고충은 비단 저작권 귀속 문제뿐만이 아니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은 무형의 재화가 거래되다 보니 단가가 낮게 책정되거나 납품받은 업체에서 콘텐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피해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기란 쉽지 않다. 디지털콘텐츠시장은 다수의 제작업체가 소수의 유통업체를 통해 콘텐츠를 판매하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제작업체로서 이의제기를 했다가 유통업체와의 계속적인 거래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까 봐 염려가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는 제작업체와 유통업체간의 힘의 불균형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른 불공정거래는 콘텐츠 제작자의 의욕을 저하해 디지털콘텐츠 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계약'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되는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디지털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관한 표준계약서 5종을 공시했다. 디지털콘텐츠 표준계약서는 제작 2종(도급, 하도급)과 유통 3종(위탁판매, 중개, 퍼블리싱)으로 나뉘어 있다. 여기에는 앞선 사례에서 A사 대표가 곤란함을 겪었던 것과 같은 △기술자료 제공금지 △저작권 귀속규정 △대금지급 지연 금지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아울러 같은 달 공정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디지털콘텐츠 상생협력지원센터'도 설치했다. 센터에서는 디지털콘텐츠 표준계약서 보급·확산과 더불어 공정거래교육, 무료법률자문, 피해구제, 법제도개선연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공정거래 근거법령을 개선하고 표준계약서 제정, 개정 등을 위해 업계 의견을 취합한 뒤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하는 것.

또 디지털콘텐츠 거래를 위한 주요 계약 실무를 알려주고 다양한 사례 위주의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불공정한 유통관행으로 손해를 입은 중소 디지털콘텐츠 사업자를 위해서는 전문상담, 법률자문, 자율규제 권고, 소송지원 등의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수도권뿐 아니라 강원권, 경기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제주권 등 6곳의 지역거점 공공기관을 선정해 표준계약서 보급과 중소사업자 피해구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부 또는 센터의 노력만으로는 공정한 거래환경 조성이라는 큰 목적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시정하고자 하는 사업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상생'이란 서로 함께 사는 대화합의 정신을 강조하는 말이다. 전 지구적 인프라가 구축됨에 따라 21세기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시장에서 '디지털콘텐츠 상생협력지원센터'가 구심점이 돼 진정한 상생 문화를 조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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