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기에 문화정책도 부각된다. 문화강국이 되려면 문화적 뿌리가 깊고도 넓어야 한다. 이는 문화정책이 특정 예술인이나 기업과 단체, 관계자에게 한정되지 않아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칸·아카데미, 노벨문학상 그리고 토니상 수상, 아울러 넷플릭스와 빌보드에서 활약은 지속가능한 문화적 토대가 뒷받침돼야 한다. K팝은 주춤거리고 칸의 경쟁부문엔 2년 연속 한 편도 초청되지 못했으며 넷플릭스의 드라마 제작은 일본으로 이동하고 있다. 창작의 원천이 고갈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와중에 젊은 세대는 디지털 콘텐츠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책으로 이동하는 텍스트힙 현상을 만들고 있다. 문화강국이 되는 데는 독서야말로 K콘텐츠의 원천이기에 이를 국민들 사이에 뿌리내리게 하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
전국에 행정동이 2100여개 있는데 동마다 책읽기 모임을 만들면 100명의 구성원일 때 1년에 20만권의 책이 필요하다. 1년이 열두 달이니 최소 한 달에 1권만 해도 200만권의 책이 소요된다. 1주일에 1권이라면 800만권이다. 법정동 3000여개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1년 열두 달 기준 약 300만권, 1주일에 1권이라면 1200만권의 책을 구입하게 된다. 읍면동의 관점으로 보면 5000여개라고 할 때 최소 500만권, 최대 2000만권이 된다. 아울러 일선 학교의 독서모임도 생각할 수 있다. 2024년 교육기본통계 조사결과를 보면 중학교는 3272개교, 고등학교는 2380개교다. 약 5000개 학교에 책읽기 모임이 10명씩이라면 1년당 5만권, 열두 달 기준 50만권, 1주일에 1권일 때 최대 200만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행정동과 법정동의 책읽기 모임 2000~3000개, 읍면동을 상정하면 5000여개, 여기에 중·고교에 5000개가 있을 때 1년 열두 달 기준 최소 약 400만권에서 최대 2200만권의 책이 필요하다. 전국에 책읽기 모임이 1만여개가 있다고 상정했을 때 이 같은 잠정치가 나올 수 있다.
이러한 독서모임은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 일단 도서를 구입해야 하기에 출판사들에 활력을 줄 수 있다. 출판사가 살아나면 인쇄, 제지업소, 서점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독서모임을 할 수 있는 주변 공간도 탄력을 받는다. 식당, 카페뿐만 아니라 모임공간의 다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 더군다나 청소년들의 문해력을 높이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아울러 독자에 머물지 않고 창작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책을 무료로 제공받는다면 독서모임의 토대가 될 수 있는데 이 선순환을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일반 읍면동의 경우 1년에 100명이 10권의 책을 읽는다면 도매가 1만원짜리 책의 경우 한 달에 100만원씩, 1000만원 지원이면 된다. 중·고교의 경우 10명일 때 한 달에 10만원, 1년에 1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20~30명이라고 하면 200만~300만원이 될 것이다. 국가가 책을 읽을 수 있게 1년간 읍면동에 1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많은지 의문이다. 일선 중·고교에 200만~3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 많은지는 더욱 의문이다. 물론 정액제가 아니라 사람당 지원이 이뤄지고 인원수는 상황에 맞게 상한선을 둬야 한다.
이러한 도서지원에서 독립 출판사의 책을 구입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이는 반드시 책에 한정되지 않는다. 영화모임의 티켓지원도 적용할 수 있다. 영화티켓 가운데 독립예술영화에 한정한다면 더 큰 성과가 있다. 문화강국의 지속성을 위해 문화예술정책은 소수 예술가나 기업에 한정되지 않아야 한다. 국민생활에서 책과 영화 등 콘텐츠를 접하고 공유하며 미래 창작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국가의 지원이 긴요하다. 허투루 새는 국가예산을 이런 문화적 SOC에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이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