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의 '유튜브뮤직 끼워팔기' 행위에 대해 과징금 없이 자진시정 방식으로 사건을 종결키로 결정하면서 플랫폼 규제의 공정성 논란이 커졌다.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에 유튜브뮤직을 자동포함하는 결합판매 행위는 명백히 시장 지배적 지위를 활용한 전략으로 국내 음원플랫폼 사업자들에 심각한 위협이 돼왔다. 공정위 역시 당초 위법 가능성을 인지하고 시정절차에 착수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구글 측이 유튜브뮤직을 제외한 신규 요금제를 제안하고 300억원 규모의 자발적 기부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면책을 허용했다. 과연 이런 결정과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현행 규제체계는 적절할까.
구글은 2018년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국내에 도입하며 광고제거 기능과 함께 유튜브뮤직이라는 음원서비스를 번들로 제공하는 결합판매 전략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이 방식은 소비자 입장에선 경제적이어서 매력적일 수 있으나 기존 음원플랫폼인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에는 가격 경쟁력과 유통채널 측면에서 결정적 불균형을 초래했다. 유튜브라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이 보유한 막대한 트래픽과 접근성을 기반으로 유튜브뮤직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보했고 결국 국내 음원시장의 1위 사업자로 부상했다. 이 같은 결과는 기술적 우위나 콘텐츠 품질경쟁의 산물이라기보다 플랫폼 기반을 활용한 결합전략과 수직적 통합에 가까운 영향력 전이(bridging)에 따른 구조적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음원플랫폼들은 다양한 기능과 콘텐츠 차별화를 시도했음에도 유튜브 프리미엄의 끼워팔기 전략 앞에선 가격과 편의성 측면에서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웠다.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전환으로 플랫폼 내 자물쇠효과(lock-in effect)가 심화했고 이는 후발사업자의 시장진입 자체를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장벽으로 작용했다. 플랫폼들의 경쟁은 단순한 서비스 기능의 우열이 아니라 복합적인 결합구조와 시장 지배력 문제로 진화했다.
문제는 동일한 유형의 시장 지배력 행사를 두고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에 적용되는 규제의 강도가 현저히 다르다는 점이다. 국내 주요 플랫폼기업들은 공정위로부터 수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강도 높은 제재를 받아왔다. 네이버는 검색 알고리즘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 혐의로, 카카오는 가맹택시 우대문제로, 쿠팡은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로 각각 제재를 받았고 공정위는 이들 사례에서 '시장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엄정한 규제태도를 견지했다. 이런 규제 불균형이 우리나라 플랫폼 규제의 공정성과 일관성에 구조적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기에 플랫폼 주권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인 것이다.
실제로 구글은 한국에서 매년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법인세, 고용, 데이터 책임 등 측면에서 실질적인 공적 의무는 제한적으로 이행한다. 2024년 기준 구글코리아는 약 12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납부한 법인세는 155억원에 그쳤다. 반면 국내 플랫폼들은 수천억 원의 법인세를 납부하며 고용 및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 등 실질적 경제기여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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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 플랫폼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기술을 고도화하더라도 경쟁의 장 자체가 기울었다면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의 기회가 없어진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이른바 '국가플랫폼자본주의' 시대에 국가 규제철학의 정체성과 전략적 시야를 점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글로벌 플랫폼은 막대한 자본력과 고도화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이들의 행위를 규율하고 조정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은 각국의 정책적 판단과 제도적 설계에서 비롯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규제가 아니다. 모든 시장 참여자에게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환경을 제공하는 제도적 일관성이다. 그래야만 국내 플랫폼기업들도 글로벌 경쟁에 대등한 조건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혁신이 지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