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 'K-스타트업이 미래를 만든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1.30. bjko@newsis.com](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3/2026031815074378747_1.jpg)
'현실이 벽처럼 느껴질 때/ 시작이 두려워질 때/ 당신에게 숨어있는 열정을 찾아야 할 때/ 당신에게 필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기회와 도전/ 당신의 기회와 도전을 위해 '모두의 창업'이 찾아옵니다.'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흘러나오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모두의 창업' 공익광고를 바라보던 한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대표는 씁쓸하게 말했다. "지원정책만 보면 한국은 창업하기 좋은 나라죠. 그런데 막상 시작하면 많은 창업가가 전혀 차원이 다른 현실의 벽을 느끼게 됩니다. 규제라는 벽을요."
규제로 좌절하는 창업가를 숱하게 봤다는 그는 청년들에게 창업을 이야기할 때 '독려'나 '권유'보다 '현실'부터 짚어준다고 했다. "아무리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좋아도 창업에 뛰어들기 전에 규제리스크가 어느 정도인지 반드시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재명정부가 창업을 국가성장전략의 핵심축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국가가 판을 깔겠다고 했다. 이른바 '국가창업시대' 선언이다.
이를 위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전국단위 창업경연 프로그램으로 약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테크분야 4000명, 로컬분야 1000명 총 5000명의 창업인재를 선발해 1인당 200만원의 창업활동자금을 지원한다. 선발된 초기 창업가들에게 집중투자하는 500억원 규모의 '창업열풍펀드'도 조성해 스케일업(외형확대)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2030년까지 10개 창업도시와 문화·관광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글로컬 및 로컬 거점상권 67곳을 조성하는 방안도 내놨다. 전국적인 창업열풍을 일으켜 일자리 패러다임을 '찾기'에서 '만들기'로 바꾸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시의적절하고 환영할 만한 조치다. 정부의 자원과 역량을 재배치해 창업 초기단계부터 스케일업까지 과감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은 저성장·저출산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정부의 구상대로 창업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도전과 혁신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장벽이다. 타다사태처럼 갈라파고스식 규제와 기득권의 반발로 혁신이 번번이 좌절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제3의 벤처붐'도, '국가창업시대' 선언도 결국 허울뿐인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최근에도 금융위원회가 규제샌드박스로 조각투자 시장을 개척한 루센트블록을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에서 탈락시키면서 논란이 일었다. 스타트업업계에선 "스타트업이 개척한 혁신시장을 기득권이 가로챘다"는 비판과 함께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금융혁신은 더 멀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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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라도 규제 전반을 혁신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대로 포지티브(명시된 것만 허용) 규제에서 네거티브(금지된 것만 규제) 규제로 전환하고 규제샌드박스 역시 한시적 특례에 머물지 않고 지속가능한 제도로 전면개편해야 한다.
자율성과 창의성이라는 스타트업의 특성과 맞지 않는 주52시간 근로제 역시 현실에 맞게 손볼 필요가 있다. 직원들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단순히 장시간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창업가가 범법자가 되는 구조에서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도 획일적인 주52시간근로제 적용 대신 초기 스타트업이나 국가 중요기술분야 기업의 기술인력에겐 예외 기준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프로젝트 특성에 맞게 주가 아닌 분기나 반기단위로 근무시간을 설계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쏟아부은 열정과 시간에 비례해 성장한다. '국가창업시대'가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스타트업의 열정과 시간을 옭아매는 규제족쇄부터 서둘러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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