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인과 출산이 늘고 있다. 정부는 의료지원, 육아대책 외에 임대주택공급과 금융지원으로 혼인과 출산이 계속 늘어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가족구성의 전제인 살 곳을 마련하기 위한 문턱은 여전히 높다. 전세매물의 씨가 마르고 월세도 줄면서 서울 강남권 외의 서민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강북구, 구로구 등의 아파트 월세도 300만 ~ 400만원(보증금 5000만 ~ 1억원)을 넘어서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가족이 늘면서 주머니는 비어가는데 주거비로만 가족 한명 연봉(지난해 직장인 1인당 평균 급여 4500만원)을 고스란히 지불해야 할 정도라는 얘기다.
지난 3월 출생아 수는 총 2만52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4% 늘었다. 혼인 건수도 2만1112건으로 10.1% 증가했다. 합계출산율은 전년 대비 0.15명 상승한 0.93명으로 1명 돌파가 목전이다. 코로나19 영향 등을 벗어나 뚜렷한 오름세지만 지속가능하냐가 관건이다. 혼인을 통해 아이를 낳고 기를 청년층이 경제불안과 부동산가격 상승, 전월세난의 직격탄을 맞는 것이 문제다.
현재 주거지원 제도는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배정하고 전세대출 등에서 금리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정부가 9일 내놓은 대책도 입주가 제한되는 소득기준을 완화(1인 가구 대비 2배)해주고 주택기금 전세대출(버팀목) 가산금리를 깎아주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직장 근처 주거지나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 등은 전혀 감안되지 않고 로또식 당첨 외에는 해법이 없는 공급자 중심 정책이라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세난에 대해 "전세는 지금 사라져가는 추세로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주거 관련 비용으로 결혼, 출산까지 꺼리고 결혼 뒤에도 현금부자나 부모님 찬스가 아니라면 내집마련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결과를 보면 자가 거주에 비해 전세와 월세거주는 각각 결혼 확률을 최대 25%p, 65%p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온다. 주택공급을 충분히 늘리고 결혼과 출산의 경우 별도의 기준으로 대출과 거주요건 등을 적용해 주거사다리를 열어주는 것이 진정한 저출생 극복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