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무장지대(DMZ) 북한 지뢰 피격사건에 대해 국방부와 유엔군사령부가 '정전협정 위반'을 공식 확인했다. 그런데 여기에 이르기까지 우리 군과 정부, 정치권이 보인 태도는 많은 이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파주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 행위에 대해 사건 발생 8일째인 29일에야 "정전협정 위반이 명백하다" 며 "책임이 있는 북한에 상응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합동조사에 나선 유엔사 역시 MDL 남측 지역에서 북한제 대인지뢰를 발견했으며 이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아직 북한 지뢰라 단정할 수 없다거나 현장조사에 안전을 기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엿새 동안 조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신중함을 넘어서 눈치보기라는 인상을 주기에 족했다. 애초 지난해부터 DMZ 내 북한의 지뢰 매설 징후가 뚜렷이 포착되었음에도 그때그때 저지하지 못한 점 역시 아쉽다.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이나 정전협정 위반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기보다 "음모론으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지 말라"며 일부 의혹 대응에 급급한 인상을 주었다. 여당 출신 국방위원장은 지뢰가 '방어 목적'일 수 있다거나 상해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식으로 북한을 거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군과 정부의 미온적 기조는 북한의 적반하장격 태도를 부추기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담화에서 "출처도 모를 지뢰를 밟고는 정전협정 위반이라니 추태를 구경할 수 없다" "명백한 자작극" 같은 궤변을 늘어놓았다.
'합당하고 상응하는 조치' 에 나서겠다는 군과 정부의 다짐은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2015년 목함지뢰 도발을 당했을 때 김관진 당시 안보실장(전 국방장관) 의 결기를 떠올릴 때다. 불과 이틀 만에 현장 조사를 마치고 북한 소행임이 규명되자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만에 재개했다. 버티던 북한의 '유감' 표명까지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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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인이 북한 지뢰에 중상을 입었는데도 적절한 응징이 없다면 정상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군은 물론 일반 국민도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북한 정권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요구는 기본이고 신속 단호한 압박만이 북한 모험주의의 재발은 잠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