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의 선순환, 반도체 다음은[우보세]

세금의 선순환, 반도체 다음은[우보세]

유선일 기자
2026.09.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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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주요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주요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정부도 개인처럼 매년 '가계부'를 쓰며 수입·지출을 관리한다.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힐 것으로 보이면 예산을 늘리고, 반대의 경우라면 재정 사업을 축소한다. 원래 정부가 매년 하던 걱정은 추정치 대비 세금이 적게 걷히는 세수 펑크였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지더니 올해는 예상보다 국세 수입이 50조~60조원 넘게 더 걷혀 총 475조 전후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초과 세수의 원인은 반도체 호황이다. 삼성전자(272,500원 ▲2,500 +0.93%)·SK하이닉스(1,765,000원 ▼3,000 -0.17%)의 역대급 실적과 이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법인세·소득세 증가로 이어졌다. 이들 기업이 상반기 주식시장 활황을 이끌며 증권거래세까지 늘었다. 정부도 국세 수입이 내년 584조4000억원, 2028년에는 606조7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반도체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세수가 많이 걷힐 때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과감한 세제 지원, 예산 투입으로 '제2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일이다. 그래야 기업의 실적 개선이 세금 증가로 다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국내 전기차 산업은 현시점에서 정부가 가장 지원을 집중해야 할 분야 중 하나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차 시대가 서서히 물러가면서 전기차가 그 자리를 대체하는 유례없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브랜드가 '대세'로 부상해 100년 넘게 세계 자동차 업계를 대표했던 독일 업체들이 수세에 몰렸다. 미국도 전통 자동차 기업은 위기에 직면했고 신생 기업인 테슬라만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한국은 현대차(350,000원 ▼4,500 -1.27%)·기아(116,000원 ▼1,600 -1.36%)가 비교적 빨리 전동화 전환에 나섰지만 힘에 부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중국 브랜드와 비교해 품질은 우수해도 가격에서는 도저히 따라잡기 힘들어서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치열한 내수 경쟁으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 브랜드가 세계 주요국에 빠르게 침투하며 한국 업체는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자동차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과거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고, 미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갈 핵심 산업이다. 초과 세수라는 소중한 '실탄'을 확보한 지금 정부가 전기차 산업 지원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훗날 중요한 세수 기반 하나를 잃게 될지 모른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같은 예산 지원은 물론이고 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 등 과감한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첫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전기차 산업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고 한다. 그간 반대해온 세제 지원 확대에 전향적 검토가 이뤄졌기를 기대해본다.

유선일 기자/사진=유선일
유선일 기자/사진=유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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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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